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기피하는 이른바 ‘샤이 오미크론’이 늘어나고 있다. 확진자 생활지원금이 축소된 데다 젊은층은 별다른 치료도 받지 못하고 격리되는 상황에서 검사를 받아야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7일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검사를 기피하는 직원으로 인해 집단감염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한 누리꾼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월요일부터 기침하고 아프다더니 감기약만 먹더라”면서 감기 증세를 보인 직원이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목 아프고…그래도 코로나 아니란다. 병원 신속항원도 할 필요 없고 안 할 거라고…”라며 답답해했다.
동료들의 계속된 항의에 검사를 기피하던 직원은 결국 신속항원검사(RAT)를 진행했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작성자는 “이후 나머지 직원들이 줄줄이 확진됐다”며 “나도 양성이 나와 격리 중”이라고 했다.
검사를 기피하는 직원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글은 28일에도 올라왔다. “아프다고 콜록대면서 코로나 검사 안 받는 행동으로 화가 난다”고 말한 그는 “자기 와이프도 걸렸고 기침도 자주 하면서 본인은 걸릴 일 없다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난 오늘 증상이 있어서 바로 검사하고 왔더니 확진 떴다. 그 직원한테 옮은 거 아닌가 싶다”고 의심했다.
정부가 3T(Test-Trace-Treat,검사·추적·치료)로 대표되던 K-방역이 아닌 고위험군 중심의 방역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검사 기피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는 지난 15일부터 크게 줄어든 생활지원비가 부담으로 다가온 면도 있다. 일주일간 생계를 포기해야 하지만 1인 10만 원의 지원비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직장인도 마찬가지다. 확진자의 직장에 제공되던 유급휴가 지원비까지 중소기업으로 대상이 한정되고 금액도 하루 4만5000원으로 축소돼 ‘확진 판정을 받으면 회사에도 손해’라는 인식이다. 한 직장인은 “소규모 회사인데 사장이 확진 받아도 마스크 쓰고 나오라고 하더라. 괜히 눈치만 보인다. 차라리 검사를 받지 않을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샤이 오미크론’의 규모가 크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24일 백브리핑에서 “직장인들이나 자영업, 비정규 근로자 등은 확진을 받아야 지원이 가능하다”며 “샤이 오미크론라고 부를 정도로 검사를 안하는 부분이 작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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