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나가려면 횡단보도 3개 건너…주민들 ‘위험천만’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30일 09시 00분


“아파트 진입로를 지나가려면 횡단보도 3개를 건너라고요?”

30일 오전 인천 부평구 삼산타운주공7단지 아파트 정문 앞. 왕복 8차로가 교차하는 이 삼거리에는 횡단보도 3개가 ‘ㄷ자’ 형태로 설치돼 있다.

7단지 아파트 입주 차량이 드나드는 정문 진입로에는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없어 이곳을 지나려면 다른 3개 횡단보도로 우회해 건너야 한다.

이 진입로는 왕복 4차선으로, 전체 폭은 고작 15m 남짓이다. 열걸음 조금 넘게 걸리는 이 도로를 한번에 건너지 못하고 신호등 3개를 순서대로 돌아 건너는 데는 3~5분이 소요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짧은 거리를 무단횡단하는 주민들이 대다수다.

정지선을 넘은 아파트 출차 차량 탓에 보행자가 차도로 살짝 빗겨 나와 횡단하는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주민인 40대 여성 A씨는 “보행자가 많은 이곳에 왜 횡단보도나 신호등이 없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이라도 보행자의 안전과 불편 해소를 위해 도로쪽으로 횡단보도라도 그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8월 준공한 이 아파트는 15개동 총 1314세대의 대단지다. 아파트 건너편은 학원, 식당 등이 밀집한 번화가로 유동인구도 많다.

이에 아파트 상가 상인들은 무단횡단을 유발하는 이 진입로에서 보행자와 차량 간 위험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고 입을 모은다.

상인 B씨는 “주변 다른 신호등에 맞춰 눈치껏 건너면 된다지만, 아이들은 ‘비보호 좌회전’ 같은 개념을 잘 모르기에 더욱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어른들도 잠깐의 부주의로 큰 사고가 날 수 있어 늘 위태로워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C씨는 “해당 위치에 횡단보도나 신호등을 설치한다면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지금보다 확실히 안심될 것”이라며 “교통 흐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차량 우선’에서 ‘보행자 우선’으로 사회적 인식이 변화했지만, 여전히 이곳 주민들은 교통사고 위험을 무릅쓴 채 무단횡단하거나 불편을 감내하며 횡단보도를 3번 건너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태다.

부평구 관계자는 “횡단보도가 필요하다는 민원이 들어온 것이니 관할 경찰서와 함께 현장을 방문하겠다”며 “타당성 검토 후 인천경찰청에 횡단보도 신설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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