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청년 자영업자에게 할머니 손님이 1만 원을 건네며 전한 위로의 말이 30일 온라인에서 확산해 누리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직접 글을 올려 사연을 알린 이 청년 자영업자는 17년 전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아이를 구한 ‘지하철 영웅’인 것으로 파악됐다.
초보 사장에게 다가가 1만 원 건네며 “손자 같은데 너무 고생한다”고 위로한 할머니
이달 27일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나가면서 날 울린 할머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다수 누리꾼의 추천을 받았다.
혼자 식당을 운영하는 초보 상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카페에 올린 글에서 “1인 가게인 만큼 세팅, 조리, 서빙을 모두 하고 있다”며 “(손님으로 온) 할머니께서 저를 유심히 보시다가 나가시면서 ‘손자 같은 사람이 너무 고생한다’며 1만 원을 꼭 쥐어주셨다”고 설명했다.
글쓴이가 공개한 가게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모자를 쓴 할머니는 청년 자영업자에게 다가가 1만 원을 건넸다. 청년 자영업자는 그런 할머니에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
청년 자영업자는 “(할머니가) ‘세상이 너무 힘들어도 곧 좋아질 것’이라며 손을 잡아주시고 가셨다”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갑자기 울컥했다. 할머님, 너무 감사하다. 저 힘내서 장사해보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적었다.
청년 자영업자가 알린 할머니의 선행은 다른 커뮤니티로 확산하며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초보 사장인 청년 자영업자를 향한 응원의 글도 이어졌다.
청년 자영업자는 해당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자 추가 글을 올려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따뜻한 이야기를 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손님들이 우리의 삶 속에 많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자영업자 분들, 너무 힘든 시기다. 낙심하지 마시고 행복하시라”며 “잘 되시길 언제나 기원하겠다. 건강 유의하시라”고 했다.
사연 알린 청년 자영업자, 알고보니 2005년 지하철 선로 떨어진 아이 구한 ‘고등학생 영웅’
30일 채널A ‘뉴스A 라이브’에 따르면 사연 속 청년 자영업자는 김대현 씨다. 김 씨는 2005년 11월 지하철 6호선 안암역에서 아이를 구해 ‘고등학생 영웅’으로 불렸던 인물.
당시 김 씨는 지하철이 들어오는 아찔한 순간 아이가 선로로 떨어지자 반대편에서 쏜살같이 선로 아래로 뛰어 아이를 구해냈다.
김 씨는 할머니의 선행을 취재한 채널A ‘뉴스A 라이브’ 제작진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김 씨는 할머니를 만난 상황에 대해 “(저는) 혼자 일을 한다. 테이블에서 서빙을 하고 주문을 받고 조리를 하는 데 좀 분주하다. (할머니가 저를) 유심히 보시다가 나가시면서 1만 원을 쥐어 주시면서 (제게) ‘요즘 힘드니까 힘내라’, ‘시원한 거 하나 사 먹고 건강 챙겨라’,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는 이어 “연세는 한 60~70대 정도는 돼 보이셨다. 혼자 오신 건 아니었고, 네 분의 가족과 함께 오셨다”며 “가족 분들은 먼저 나가시고, 나중에 (할머니가) 나가시면서 따로 (위로의) 말씀을 해주시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식당을) 오픈한 지가 1년이라 진짜 많이 울고 웃으면서 여기까지 왔다. 요즘 진짜 더 힘든 거 같다”며 전국의 자영업자들에게 “전 보다 더 많이 힘들어졌는데, 다들 힘내셨으면 좋겠다. ‘내가 뭔가 잘못했나’라고 자책하지 마시고,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했으면 한다. 하다 보면 할머니 말처럼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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