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영업시간 제한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30일 기자회견에서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정점을 지났다는 것이 확인되는 즉시 영업시간 제한 전면폐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조치를 취할 것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다른 인수위 관계자는 “최종적으로는 거리두기 제도를 전면 철폐하는 것이 목표이고 방역당국도 이에 공감했다”라면서도 “아직은 일일 신규 확진자 추이가 오르내리고 있는 만큼 객관적 데이터를 더 모아서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수위 코로나19대응특별위원회는 다음달 4일부터 사적모임 인원은 10명, 영업시간 제한은 자정까지로 완화하는 방안을 보건복지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모임인원 8인-영업시간 오후 11시)가 3일 종료되는데 따른 조치다. 방역당국은 중대본 등의 논의를 거쳐 1일 거리두기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30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2만4641명으로 다시 40만 명대로 늘어났다. 주말을 거치며 28일 18만 명대까지 떨어졌던 하루 확진자는 29일 34만 명대로 오른데 이어 다시 8만 명가량 급증했다. 2주 전 역대 최다 확진자(62만 명)보다는 약 20만 명 적은 수치다. 확진자는 완만하게 감소하고 있지만 위험 지표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 30일 위중증 환자는 역대 최다인 1301명을 기록했다. 사망자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432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사망자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음달 1일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 발표를 앞두고 정부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 구간’을 지나고는 있지만 아직 눈에 띄는 확진자 감소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늘고 있다. 3일 종료되는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모임 인원 8명, 영업시간 오후 11시)를 한꺼번에 없앨 경우 오미크론 변이의 정점 구간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 거리두기 ‘10인-오후 12시’ 우선 검토
정부와 인수위는 4일부터 적용될 새 거리 두기의 방향으로 ‘소폭 완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모임 인원은 10명으로 늘리고, 영업시간은 오후 12시까지 확대하는 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장은 30일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증가 추세에 있을 때 거리 두기를 약화시키다 보니 (코로나19가) 확산됐는데, 이건 잘못됐다”며 이전의 방역 완화를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확산 감소세가 확실히 확인됐을 때는 단계적으로 거리 두기를 완화하라고 정부에 요청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수위는 당초 영업시간 제한을 완전히 없애는 안을 고려했지만, 30일 0시 기준 확진자가 다시 40만 명대(42만4641명)로 치솟자 신중론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 역시 단계적 방역 완화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정부 관계자는 “2주 전에는 인수위 구성이 완전하지 않아 정부 주도로 거리 두기 조정안을 결정했지만 이번엔 인수위 의견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인수위와 31일 열리는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1일 중대본 회의에서 거리 두기 조정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인수위 안팎에선 ‘거리두기 무용(無用)’ 여론이 계속 나오고 있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정부에 더 좋은 자료가 있겠지만 (인수위 분석으로는) 11개 기관 중 9개 기관이 코로나19 확산 감소에 들어갔다고 한다”며 “크게 효과가 없다고 인정되는 영업시간 제한은 폐지까지도 (정부에) 주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당국 “다음 주부터 사망자 줄어들 가능성도”
방역당국은 완만하게 감소세로 바뀐 확진자 뿐 아니라 코로나19 사망자도 다음 주부터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이제 유행이 완만한 감소세로 돌아선 만큼 (한 주 뒤인) 다음 주부터 사망자가 점차 감소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런 분석엔 최근 코로나19 확진 후 사망에 이르는 기간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방역당국이 지난 주(20~26일) 발생한 사망자 2516명을 분석한 결과, 확진부터 사망까지 걸린 기간이 평균 7일이었다. 이전에 2, 3주 걸리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사망자가 하루 600~800명까지 늘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과 달리 하루 300~400명대인 지금이 ‘사망자 정점’이란 관측이 나온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는 “환자가 확진 뒤 한 주 만에 사망한다는 건 고위험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인수위 요청을 받아들여 일반 국민 1만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가 얼마나 있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안 위원장은 “질병관리, 방역 관리에 도움이 되는 과학적 데이터이기에 우리가 주장했고, 정부가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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