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소아(만 5∼11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하지만 부모들은 “부작용이 더 걱정”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어서 접종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진이 서울시내 병원 7곳을 돌아봤지만 백신 접종을 위해 병원을 방문한 소아는 찾을 수 없었다. 8세 딸과 서울 용산구 소아과를 찾은 주모 씨(34)는 “아이가 목이 아프다고 해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왔다. 백신 접종 후 제가 아팠던 경험이 있어 딸에게 백신을 접종시키고 싶진 않다”고 했다.
더구나 소아 상당수는 이미 확진 판정을 받았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A 씨(43)는 “같은 반 23명 중 아들을 포함해 이미 12명이 확진됐다. 집단면역 상태가 됐는지 이제 확진자도 잘 안 나온다. 백신을 맞힐 이유가 없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만 5∼11세 누적 확진 비율은 46.7%에 달한다. 방역당국도 이미 확진된 아이들 중 면역 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제외하곤 백신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정부 발표도 저조한 접종률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접종 간격이 8주이다 보니 빨라야 5월 말 2차 접종까지 마치게 되는데 이때는 확산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는 것.
소아 백신을 대량 주문한 병원은 난감한 표정이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유통기한은 제조 후 9개월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소아과 관계자는 “문의도 없고 부모들의 관심도 없어 난감하다“고 했다. 31일 0시 기준으로 5∼11세 코로나19 백신 예약률은 1.5%(4만7761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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