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출신 동남아 마약밀수 총책 30대女 캄보디아서 송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일 13시 27분


동남아 여러 국가에서 국내로 마약을 들여온 조직 총책이 캄보디아에서 붙잡혀 1일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과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국가정보원의 3년 넘는 공조 수사가 결실을 맺었다.

경찰청은 “올 1월 캄보디아에서 검거한 동남아 마약 밀수 조직 총책 A 씨(35·여)를 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통해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고 이날 밝혔다. A 씨는 2011년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으로 알려졌다.

1일 새벽 캄보디아 프놈펜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항공기에서 경찰이 마약 밀수 조직 총책인 A 씨(35·여)에 대한 체포 영장을 집행하는 모습. 경찰청 제공
1일 새벽 캄보디아 프놈펜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항공기에서 경찰이 마약 밀수 조직 총책인 A 씨(35·여)에 대한 체포 영장을 집행하는 모습. 경찰청 제공
2018년 3월 중국으로 출국한 A 씨는 이후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에서 필로폰 등 마약류를 여러 차례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에 대한 수배 10건이 마약 범죄 혐의였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동남아 현지에서 구한 마약을 국내 공범에게 보내면서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사용했다. 신분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접 만나지 않고 마약을 숨겨놓은 장소를 알려주면 공범이 찾아가는 수법이다.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경찰과 A 씨. 경찰청 제공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경찰과 A 씨. 경찰청 제공
A 씨에 대한 경찰 수사는 2018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찰은 해외에 있는 A 씨를 검거하려고 인터폴에 A 씨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했고 인터폴도 이를 받아들였다. 적색수배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중범죄 피의자에게 내려지는 국제 수배다.

경찰은 중국 인터폴, 태국과 캄보디아 현지 경찰과 공조 수사를 통해 적색수배 1년 5개월 만인 지난해 4월 태국에서 A 씨의 은신처에 대한 단서를 찾아냈다. 당시 경찰이 태국 경찰과 함께 추적하던 다른 마약 범죄 피의자의 은신처가, A 씨 이름으로 빌려져 사용됐던 것이다. 경찰은 국정원이 입수한 첩보 등을 추가로 태국 경찰에 제공했고, 태국 경찰은 지난해 7월 A 씨를 태국에서 붙잡혔다.

하지만 태국 법원이 A 씨에 대한 보석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A 씨는 검거 한 달 만에 풀려났다. 이후 A 씨는 다시 마약류를 국내로 들여왔다.

경찰이 지난해 9~11월 A 씨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은 국내 공범을 검거하면서 압수한 마약류들. 경찰청 제공
경찰이 지난해 9~11월 A 씨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은 국내 공범을 검거하면서 압수한 마약류들. 경찰청 제공
이 같은 첩보를 토대로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해 9~11월 국내 공범 2명을 마약류 관리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당시 압수한 필로폰만 488g. 1만600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로 10억 원이 넘었다.

경찰은 공범 검거 사실을 태국 법원에 알리며 A 씨에 대한 재구금을 요청했고, 태국 법원이 출석 명령까지 내렸지만 A 씨는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

경찰은 다시 A 씨 추적에 나섰다. 과거 A 씨가 캄보디아에 체류한 점을 고려해 태국은 물론 캄보디아 현지 경찰과도 공조 수사를 벌였다. 그러던 중 올 1월 A 씨가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캄보디아 내 소재 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한 끝에 올 1월 30일 캄보디아에 있는 한 아파트에 숨어 있던 A 씨를 다시 검거했다.

경찰은 “이번 강제 소환은 경찰과 국정원의 수사 및 정보력과 현지 경찰과의 긴밀힌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끈질기게 추적한 결실”이라며 “앞으로 인터폴과 국내 기관 간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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