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우려에 일감 늘어” 일회용컵 금지 첫날 업주들 ‘난감’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일 14시 23분


“코로나19 때문에 찝찝한데, (카페 안에서) 일회용 컵을 이용해 마시면 안되나요?”

카페·식당 내 일회용컵 사용금지가 재개된 1일 오전 광주 동구 지산동 한 카페. 이 카페 입구엔 ‘다회용컵 사용 동참’ 문구가 붙어있었다.

계산대에서 직원이 한 손님을 향해 “매장 내에선 머그컵만 사용 가능한데, 괜찮으세요”라고 물었다. 이에 손님은 “코로나19 때문에 찝찝한데…”라며 머뭇거렸다. 그리고는 일회용컵에 담아 달라고 요구한 뒤 이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소규모 카페의 경우 설거지 횟수와 일회용컵 교체 등으로 인해 일감이 늘자, 인력 충원에 따른 인건비를 고민하기도 했다.

이날 찾은 한 소규모 카페의 사장은 밀려오는 손님 사이에서 일인다역을 하느라 분주했다. 고객 요청에 따라 음료를 머그잔에서 일회용컵으로 옮기느라 밀린 주문을 받느라 바빠 보였다.

사장 오모(31·여)씨는 “코로나19로 직원도 줄이고 혼자 가게에서 일하는데, 설거지와 주문으로 정신이 없다”며 “일회용품 비용보다 인건비가 더 비싼데, 충원은 해야 할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같은 시간 또 다른 동구 동명동 카페 거리의 일부 상점에선 금지 조치 시행 사실을 모른 채 일회용품 컵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었다. 머그컵 대신 자체 제작한 플라스틱 컵에 음료를 담는 카페도 있었다.

무인 카페의 경우 여전히 일회용품이 사용되고 있었다. 기계에서 자동적으로 음료가 일회용컵에 담겨 나오기 때문에 손님들이 그대로 들고 카페 내부에 앉아 시간을 보내도 무인 상점의 특성상 제지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카페 사장 최모(46)씨는 환경 문제를 고려한다면 ‘배달용기’부터 종이로 교체해야 한다며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금지 조치는 2018년부터 생활쓰레기 저감을 목적으로 시행됐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다 이날부터 금지 조치가 재개됐다.

이날 만난 대부분의 업주들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환경도 살리고 영업에도 지장이 없는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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