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초기 국책연구기관장이 감사를 받고 중도 사퇴한 후 사망한 것을 법원이 업무상 재해로 판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유환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원장으로 재직했던 A 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올 1월 7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A 씨는 취임 후 2년가량 지난 2017년 12월부터 국무조정실과 과기정통부의 감사를 받았다. 친인척이 연구원 행정직으로 채용될 당시 특혜를 제공했는지가 감사 대상이었다. 감사 후 A 씨는 원장직을 사임하고 산하 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일했다.
이어 2018년 5월 연구센터의 실험용 동물 구매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됐다. A 씨는 당시 센터장에게 “내가 그만두면 감사가 끝난다”며 부담감을 토로했고, 얼마 후 자택에서 쓰러져 숨졌다. 이를 두고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아 유족들은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 씨가 원장직 사임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뇌심혈관계 질환이 발병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 씨의 채용 비리가 있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당시 A 씨를 포함해 과기정통부 산하 공공기관 12곳의 기관장이 중도 퇴임한 것을 두고 “과기정통부가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표적 감사를 벌여 압박한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당시 감사에 대한 입장을 묻자 과기정통부 측은 “(입장을 내기 전) 먼저 사실 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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