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배달비로 매장을 방문해 음식을 포장해온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매장 내 메뉴판에 쓰인 가격을 본 고객의 불만이 이어졌다. 일부 자영업자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문한 고객에게 음식값을 더 비싸게 받는 이른바 ‘이중가격’ 제도로 배달비와 수수료 등을 소비자에게 과하게 전가시켰다는 지적이다.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난 2일 ‘배달비 비싸서 포장 주문하고 직접 가지러 갔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최근 배달앱을 통해 중국 음식을 포장 주문한 뒤 가게를 찾았다는 글쓴이는 매장 내 메뉴판을 보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배달 앱에 표기된 가격보다 1000~2000원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는 “포장 주문해도 이미 가격에 배달비가 포함돼있고 거기에 배달비를 추가로 더 받고 있던 것”이라며 “심지어 건당이 아니라 메뉴당 추가금액이고 비싼 음식이면 차이가 더 커져서 비싼 걸 많이 시킬수록 손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항의에 가게 측은 “배달 앱으로 주문하면 양이 더 많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앱에 올려놓은 음식 가격에 슬그머니 배달비, 수수료를 적용해 놓고 포장 주문한다고 이 가격을 빼주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장으로 가서 주문하면 포장비 따로 받는 매장도 있고, 전화 주문하면 바쁜데 전화했다고 앱으로 하라며 짜증 내는 곳도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모든 비용을 왜 소비자가 감당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소비자들은 이를 대부분 인지하면서도 “왜 내가 수수료까지 대신 내야하느냐”는 불만이다. 세종의 한 맘카페에는 지난달 “만두를 먹었는데 배달시키면 한 품목당 1000원이나 차이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그러면서 왜 최소 금액은 높은지” “아귀찜 시키는데 매장이랑 5000원 차이 나더라” “배달비도 따로 받으면서 그런 곳 많더라” 등의 댓글이 달렸다.
자영업자는 이중가격 책정을 두고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에는 “매장 가격과 배달 판매가 90% 이상 동일하게 책정했다. 판매가 높이고 배달팁 낮춰봤자 다 매출로 잡힌다. 고객 입장에서도 여러 개 주문할 때 부담 커지고”라고 말했다. 이에 다른 자영업자는 “차라리 배달비 올리더라도 홀과 단골손님 떠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자영업자 사정은 자영업자만 안다. 손님들은 배달이라 뒤집어썼다는 기분만 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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