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례가 올해 초 오미크론 변이 유행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병원 현장의 부담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에 시간이 걸리는 기존 코로나19 환자들뿐 아니라 코로나19 유행이 안정되면서 그동안 치료를 미뤘던 환자들의 병원 방문도 늘어나 의료체계에 계속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미국 CNN은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팬데믹(대유행)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 의료 현장에선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하루 16만명이 넘는 코로나19 환자가 병원에 입원했던 지난 1월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1월 21일 이전 7일간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는 하루 평균 15만1631명이다. 그중 중환자실 입원 환자는 하루 평균 2만6127명을 기록했다.
지난 1일 기준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는 1만6138명이다. CNN에 따르면 이는 현재 수용 가능한 코로나19 병상의 약 2% 수준이다.
비슷한 시기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월 24일 103만2159명으로 정점을 찍고 지난 2일에는 1만1395명까지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약 10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동안 입원 환자는 약 10분의 1로 줄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0년 8월 이후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약 460만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았다. 입원 환자 중 약 3분의 1 이상이 70대 이상이다.
CDC에서 발표하는 미국 지역별 코로나19 상황에 따르면 미국 내 전 지역의 약 95%가 이미 코로나19가 의료시스템에 미치는 위험이 ‘낮음’으로 표기돼 있다.
미국 내 병원들의 부담은 크게 줄었지만, 아직 병세가 악화하는 환자들도 많고 병원 인력 부족 또 코로나19로 그동안 치료를 미뤄왔던 환자들로 여전히 많은 병원이 환자 치료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낸시 포스터 미국병원협회 부회장은 “지금도 병원과 직원들은 여전히 매우 바쁘다”며 앞으로도 병원들이 환자들을 선택해서 수용할 수 없어 코로나19로 치료를 미뤘던 환자들의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터 부회장은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이 치료와 보살핌이 필요하고 예상보다 인력문제가 더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의료 시스템에 발생하는 모든 부담을 계속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스티븐 파로디 미국 카이저퍼머넌트병원 감염학과장은 이날 CNN에 “코로나19가 풍토병화 되더라도 여전히 공중 보건 조치가 필요한 상태인지를 알 수 있어야 한다”며 코로나19 모니터링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로 병원 운영 방식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전에는 겨울엔 독감 등으로 환자가 늘고 여름엔 다소 줄어드는 등 병상을 운영하는데 계절적인 변화를 고려할 수 있었으나 코로나19 유행 이후엔 일 년 내내 풀타임 근무가 이루어져 의료인력 부족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파로디 박사는 현지 병원의 부담이 적어도 오는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국내 방역당국은 국내 위중증환자와 사망자 규모가 감소세로 접어들었다고 예상했다. 이에 오는 18일부터는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모든 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는 견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사망자도 다소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제 감소하지 않을까 보는 중”이라며 “중환자실 가동률도 67% 정도 가동돼 여러 압박은 들어오지만, 아직 여력이 있는 상태로 의료체계가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4월 4일 0시 기준 국내 병원에서 코로나19로 치료받는 위중중환자는 1108명으로 나흘째 감소세다. 이날 발생한 사망자는 218명으로 엿새 만에 300명 아래로 떨어졌다. 총 1만7453명이 사망해 누적 치명률은 7일째 0.1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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