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든 ‘회식’ 공지…“벌써 스트레스” vs “불통 해소”

  • 뉴스1
  • 입력 2022년 4월 4일 13시 23분


코멘트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일대의 한 호프집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1.11.1/뉴스1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일대의 한 호프집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1.11.1/뉴스1
“결국 이번주부터 회식이네요. 벌써부터 스트레스입니다”

“소통이 잘 안 된다고 느꼈는데, 기다려집니다”

최대 10명이 밤 12시까지 사적모임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2년 넘게 제한됐던 직장 회식 문화도 다시 재개되는 분위기다. 갑자기 날아온 회식 공지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장인이 있는가하면 재택근무 속에 소통의 한계를 느꼈던 직장인 중에는 이를 반기는 경우도 있다. 장기간 코로나19을 겪으며 회식문화가 자발적 참여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모임으로 바뀔지도 주목된다.

◇“회식 공지에 스트레스”…코로나 기간 입사한 직원들 첫 회식에 긴장감도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이모씨(32)는 4일 “이번주에 부서 회식을 한다는 공지가 왔다”며 “이제는 자주 회식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씨(38·여)역시 “이번주에 회식 날짜를 잡기로 했는데 공식적인 회식은 1년도 넘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회식 관련 에약이 늘어나며 거리두기로 장기간 고통받았던 자영업자들도 기대감이 크다. 서울 종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사장 A씨는 “대형룸 예약을 문의하는 전화가 꽤 많이 걸려온다”며 “10명 가까이 모일 수 있는 자리가 3개정도 있는데 오늘은 2개가 찼다”고 말했다. 노량진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도 “8인 제한이 풀린 이후 회식 때문에 찾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기대했다.

다만 상당수 젊은 직원은 ‘불편한 자리’로 인식되는 회식 재개가 반갑지가 않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이모씨(28·여)는“9~10시에 술자리가 끝나는 게 당연해졌는데 부장님들은 예전에 새벽까지 먹던 기억이 있어 강행할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입사해 회식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신입사원들의 경우 긴장감이 더하다. B씨(27)는 “이번주에 입사하고 첫 회식인데 스트레스받는다”며 “처음으로 상사들과 밤 늦게까지 술을 마셔야 할 것 같은데 가서 뭘 조심해야할지, 뭘 챙겨야 할지 공부라도 해야 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

울산시 남구 삼산동의 한 술집이 북적이고 있다. 2021.2.8/뉴스1
울산시 남구 삼산동의 한 술집이 북적이고 있다. 2021.2.8/뉴스1
◇ 대면접촉 기회 적어 소통 한계, 반기는 분위기도…소규모 회식 활성화 예상도

코로나19로 인해 꽉 막혔던 회식을 반기는 사람들도 있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직원들 간 대면기회가 없어서 소통의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부장 C씨(51)는 “밑에 직원들이 회식을 싫어하는 것을 알지만 재택근무가 길어지고 하다보니 허심탄회하게 대화 나눌 자리가 부족했다”며 “조만간 의견수렴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IT회사에 다니는 이모씨(38)는 “재택이 많다보니 새로 온 부서원들 중에 얼굴이 가물가물한 경우도 있다”며 “꼭 술을 먹어야 대화가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회식이 자연스럽게 친해질 기회인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장기간 회식이 금지되면서 회식문화가 달라질 분위기도 감지된다. 코로나19 기간 과거와 같은 대규모 회식이 어려워지다보니 자발적 참여를 중심으로 소규모 모임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대기업 과장 정모씨(38)는 “구성원간 서로 평가하는 제도가 생기면서 상사들도 회식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면서 “코로나19까지 겹치며 회식을 하더라도 책임소지가 있다보니 자율적으로 참여하는게 원칙이었고, 앞으로도 먹고싶은 사람만 오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송모씨(44)는 “코로나19 기간 인원제한이 있다보니 가능한 선에서 회식을 했는데 이게 더 집중력 있고 친목을 다지기에 좋았다”며 “예전처럼 대규모로 모여서 상사에게 형식적으로 훈화말씀 듣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소규모로 만나는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