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이후 6·1지방선거에서의 설욕을 준비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카드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줄투표(내리 특정 정당 기호를 찍는 현상)’ 경향이 큰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의 경쟁력은 서울은 물론 다른 광역자치단체장 표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4일 김민석 민주당 국회의원(서울 영등포을)은 국회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한 지 얼마 안 돼 큰 선거의 후보를 자임한 데 대한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며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직격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31일 우상호·정청래·김영배 등 서울 지역 국회의원 40명 중 20여명과 모여 송 전 대표 출마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후보군 확대 필요성의 뜻을 모은 장본인이다.
그럼에도 송 전 대표가 출마 강행을 시사했고, 급기야 서울시장 선거를 두고 송 전 대표를 미는 ‘친명’(親이재명)과 ‘비명’(非이재명) 간의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하는 구청장과 시의원 등 후보들 또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분위기 역시 국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구청장 선거를 준비 중인 한 후보 측근은 통화에서 “지역에서도 일부 친명 말고는 송 전 대표를 거론하지 않는다. 송 전 대표가 누구 얘기를 듣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출마자들은 가뜩이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 탓에 초조하게 선거를 준비하고 있었다. 현재 기준 시의회 106명 중 96명, 구청장 25명 중 24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지방선거는 정권 교체에 성공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식 취임일 불과 20여일 뒤 열린다.
시의원 선거를 준비 중인 한 인사는 “지역을 돌아보니 오세훈 시장의 현직 프리미엄이 생각보다 강하더라. 안 그래도 지역 분위기가 별로인데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패배가 눈에 훤하다. 지역에서 만난 당원들도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아직 시간이 충분하니 특정 후보가 아닌 여러 후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오세훈 시장을 대적할 마땅한 중량급 인사가 없다는 점 또한 이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했던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재등판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당내에선 이낙연 전 대표 추대 카드 또한 분출되나 친명 그룹에서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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