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잃은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봉화산불 현장에서 구조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4월 6일 14시 25분


6일 봉화군 산불 현장에서 쳔연기념물 제324호인 수리부엉이 유조 한마리가 진화작업에 투입됐던 산림청 항공본부 공중진화대원들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산림청제공
6일 봉화군 산불 현장에서 쳔연기념물 제324호인 수리부엉이 유조 한마리가 진화작업에 투입됐던 산림청 항공본부 공중진화대원들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산림청제공
경북 봉화군 봉화읍 화천리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에서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가 구조됐다.

6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야간 진화작전에 투입된 항공본부 공중진화대원들은 전날 오후 11시 50분경 둥지에 떨어져 있던 수리부엉이를 발견해 구조했다.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 324호 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야행성 대형조류다. 이번에 구조된 수리부엉이는 태어난 지 3개월 정도로 추정되는 어린 개체다.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진천산림항공관리소 소속 박준호 공중진화대원은 6일 새벽 봉화읍 적덕리 산불현장에서 갈퀴를 이용해 방화선을 구축하고 있었다. 그때 근처 낙엽에 있던 어린 수리부엉이가 박 대원의 갈퀴질에 놀라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불 속으로 뛰어들려 했다고 한다.

박 대원은 순간 몸을 날려 부엉이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박 대원은 “불 바로 옆에서 어린 개체가 타죽을 것 같아서 보호하려고 잡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6일 봉화군 산불 현장에서 구조된 수리부엉이가 주변을 살피고 있다. 산림청제공
6일 봉화군 산불 현장에서 구조된 수리부엉이가 주변을 살피고 있다. 산림청제공
부엉이는 아직 날지도 못했으며 주변에서 어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산림청은 안동에 있는 경북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수리부엉이를 인계했다.

한편 전날 오후 1시 29분 발생한 봉화 산불은 밤샘 사투 끝에 17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산불로 삼림 120㏊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주택 1동과 창고 2동이 전소됐다. 산불 인근 지역에 사는 10가구 주민 20여 명은 마을회관 등지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아울러 산불이 발생한 지역 인근에 있는 구만서원과 봉화각 등을 비롯한 경북도 지정문화재도 안전하게 보존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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