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발 뒤로 결박된 채 발견된 개…“누가 이런 짓을?”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4월 14일 09시 39분


(유기견 보호소 자원봉사자 인스타그램 갈무리)
(유기견 보호소 자원봉사자 인스타그램 갈무리)

제주도의 한 유기견 보호소 인근에서 주둥이가 테이프와 끈으로 칭칭 감겨있고, 앞발은 뒤로 결박된 상태의 개가 발견됐다.

13일 제주 한림읍에 있는 유기견 보호소 자원봉사자 A 씨는 인스타그램에 보호소 인근 유채꽃 수풀 사이에서 발견한 개 영상을 공개했다.

A 씨는 “입 안에 혀를 말리게 넣어 놓고 노끈과 테이프로 얼마나 세게 묶었는지, 언제부터 묶여있던 건지 입 주변에 상처와 진물이 났다”며 “사람도 하고 있기 힘든 자세로 두 발을 아주 꽉 묶어 움직일 수도 없게 만든 채 유채꽃이 예쁘게 펴있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길에 이 착한 아이를 던져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한 대로 도구를 찾아 묶여있던 끈을 풀어 주니 두 다리가 죽은 사체처럼 힘없이 툭 떨어졌다.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안고 빈 견사에 눕혔다”며 “발견되지 않았다면 외롭고 고통스럽게 죽어갔을 아이다. 한쪽에서는 살리려고 아등바등 노력하는데 한쪽에서는 어떻게든 죽이려고 하는 이 상황이 정말 지치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날 보호소로 자원봉사를 갔다가 동료와 함께 이 모습을 목격했다며, “이 사건의 타깃이 쉼터(보호소) 관계자나 봉사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유기견 보호소 인스타그램 갈무리)
(유기견 보호소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후 보호소 측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상황을 설명했다. 보호소 측은 “오늘(13일) OO쉼터 앞에 입이 묶이고 앞다리가 뒤로 꺾인 채 묶여있는 아이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처음에는 버려진 아이인 줄 알았으나 병원에서 확인해본 결과 등록칩이 있었고 그 정보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쉼터 아이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추정하건대 이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견사 밖으로 나가게 됐고, 이를 발견한 누군가가 아이를 그 지경으로 해놓고 안 보이는 곳에 던져 놓고 간 것 같다. 쉼터 앞에 그렇게 해놓고 간 것으로 보아, 이 아이가 쉼터 아이라는 걸 아는 누군가의 소행이라고 보인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인근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아 누가 저지른 일인지 알 수 없어 답답한 노릇이라고 했다.



다행히 병원 진단 결과 개가 묶여있던 시간은 그리 길지는 않은 것 같다는 소견이 나왔다. 현재는 네 발로 잘 서 있고 뼈에는 문제가 없다는 병원 판단이 나왔다고 보호소는 전했다. 다만 주둥이 주변은 상처가 있어 약물 치료로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며 추후 상황에 대해선 계속 소식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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