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이나 태백산에 가서 땅굴을 파고 있다? 이런 경우는 없다. 남자 혼자는 가능하다. 그런데 둘 이상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공개 수배된 이은해 씨(31)와 공범 조현수 씨(30)의 행방이 공개 수배 16일째인 14일까지 묘연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두 사람의 도피를 돕는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범죄심리학자인 배상훈 경찰대 외래교수는 14일 오후 YTN라디오 ‘이슈앤피플’과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다른 사람의 신원을 도용해서 (외국으로) 나갔거나 국내에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 있다고 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가장 가까운 곳은 이 씨가 활동했던 곳에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가장 조력을 많이 받을 수 있고, 원조도 많이 받을 수 있는 근거지에 있을 것”이라며 “보통 이런 사람을 이용하는 일탈자나 초포식자들은 사람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파일러인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도 전날 KBS1 ‘더 라이브’에서 “조력자 여부는 의문의 여지는 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이 씨에게 남편 윤모 씨(사망 당시 39세) 명의로 보험을 들게 한 보험설계사를 주목했다.
그는 “8억 원의 생명보험 가입을 주선한 보험설계사를 주목하고 있다”며 “상당히 의심스러운 정황에도 계약 유지와 관리를 계속했다. 이 씨, 조 씨와 함께 여행도 다녀온 것도 확인됐다. 이런 특수 관계를 종합한다면 주목해야 할 인물이고 공범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분석했다.
단 “경찰도 상당히 의심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증거가 없지 않나”라며 “만약 공범이라고 한다면 공범 관계가 드러날 수 있는 증거를 남기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부분들 때문에 무리한 입건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력자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 씨의 지인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씨는 중학교 3학년이던 15세 무렵부터 가평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 경찰에 최소 9차례 입건됐는데, 당시 이 씨가 알게 된 사람들을 수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 씨가) 가출해서 동거했던 소위 가출 패밀리 정도 되는 복수의 친구들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 씨 개인에게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이 씨와 연관이 된 친구, 공범 관계에 있던 사람 또는 동료, 이런 사람들을 모두 수사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씨와 조 씨는 2019년 6월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 씨의 남편인 윤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윤 씨의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 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달 30일 두 사람의 체포 영장을 발부 받아 지명 수배했다. 두 사람의 행방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음에도 검거가 이뤄지지 않자 누리꾼들은 두 사람의 얼굴 사진에 마스크, 안경, 모자 등을 합성한 사진을 공유하며 두 사람 찾기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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