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중구 보문산에 목조전망대를 세우려는 계획에 주변 상인 등은 찬성하는 반면 환경단체 등은 반발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대전시는 보문산 중턱(해발 197m)에 있는 기존 콘크리트 전망대를 허물고 목조전망대를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산림청의 친환경 목조시설물 조성 공모 사업을 신청해 선정됐다. 시는 연면적 1226m²에 높이 48.5m의 전망동과 일반동 2동을 짓고 ‘보문산 큰나무 전망대’로 명명하기로 했다.
시는 당시 공모 사업에서 충남, 전남, 대구, 경북, 강원을 제치고 선정돼 130억 원의 사업비 중 국비 65억 원을 확보했다. 시민들의 폭넓은 지지 속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시민 3만 명의 서명도 받았다.
시의 추진안에 따르면 전망대는 중앙에 승강기를 설치하고 주변은 나선형 목재로 꾸미도록 계획됐다. 지상에서 전망층까지 계단을 이용해 오를 수 있고 어느 높이에서든 사방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반동에는 각종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과 갤러리, 카페 등이 들어선다. 시는 8월까지 설계를 완료하고 본 공사에 착수해 2024년 상반기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다. 대전환경운동연합 등은 ‘보문산 도시여행인프라 조성사업 중단 시민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전망대 높이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그나마 현재의 전망대도 높다. 아파트 20층 높이에 달하는 타워를 짓는 것은 불필요한 개발이다. 해당 사업부지는 천연기념물이자 대전시가 깃대종으로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하늘다람쥐 서식지와 가깝다”며 반대했다.
높은 산 위에 또다시 높은 전망대를 지을 필요까지 있느냐면서 높이를 낮출 것을 요구한다. 대전시가 편의시설과 디자인을 고려해 전망대를 설치하기로 했는데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현 전망대 주변 나무의 높이가 20m에 달해 전망대 기능을 하려면 48.5m의 높이는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문산 주변 상인들은 찬성하는 쪽이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임모 씨는 “옛날 대전 최고의 관광명소였던 보문산 일대가 볼거리가 없어 썰렁하다. 서울 남산처럼 관광 인프라가 없는 곳에 전망대를 세우는 것에 찬성한다”고 했다.
문인환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태양광 패널 설치와 친환경 목재 사용 등으로 환경훼손에 대한 만반의 대비를 끝마친 상태다. 환경단체 등이 우려하는 환경훼손 등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논의와 설득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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