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가상 인간이 사람 역할을 대신하는 시대입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던 인조인간이 현실 속으로 가까이 온 듯합니다.
가상 인간은 세 종족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가수나 모델인 ‘버추얼 휴먼’, 실존 인물의 형상으로 말하는 ‘AI 휴먼’, 묻는 말에 상담도 가능한 ‘메타 휴먼’ 등입니다. 앞으로는 컴퓨터그래픽과 인공지능이 결합한 가상 인간이 SF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날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가상 인간은 광고,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상 인간 ‘김래아’는 LG전자의 광고 모델이고, ‘루시’는 롯데홈쇼핑의 모델입니다.
버추얼 아티스트 한유아(사진)가 음원을 발매하고 가수 활동에 나섰습니다. 한유아는 CJ ENM이 제작 총괄을 맡고 온라인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스마일게이트가 시각특수효과(VFX) 전문기업 자이언트스텝과 공동 제작한 가상 인간입니다. 활동명은 ‘유아(YuA)’입니다. 첫 데뷔곡인 ‘아이 라이크 댓(I like That)’이 12일 각종 음원사이트에 공개되면서 가수로서의 첫발을 뗐습니다. 올 2월 YG케이플러스와 전속 계약을 맺은 지 2개월 만입니다.
국내 첫 가상 인간 가수는 ‘아담’입니다. 그는 1998년 1집 타이틀곡 ‘세상엔 없는 사랑’으로 데뷔해 20만 장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팬클럽까지 생기는 등 화제를 모았으나 2집 실패 후 사라졌습니다. 또 다른 가상 인간 ‘로지’는 싱글 앨범 ‘후 앰 아이’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로지는 광고 모델로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가수 한유아는 아담과 달리 여러 사람의 음성을 조합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개발업체 관계자는 “세상에 없던 매력적인 목소리로 만들어진 유아의 노래가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방송과 유튜브, 공연, 광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매력적인 외모와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가상 인간의 인기는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시공간적 한계가 없으니 스케줄에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사생활 스캔들로부터 자유로워 구설에 오를 일도 없습니다. 최근 가상 인간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가상 인간은 웬만한 연예인의 인기를 능가할 정도로 활약이 돋보입니다. 가수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영향력을 갖춘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기도 하고 웹 드라마 및 예능까지 넘나들고 있습니다.
가상 인간은 3차원 그래픽, 모션 캡처, 딥러닝, 인공지능 챗봇 기술 등을 결합해 만듭니다. 현실의 인간 모습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합니다. 대중의 취향에 맞춰 가상의 인격(페르소나)을 부여하기 때문에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게 됩니다. 한유아는 버추얼 휴먼 단계이지만 앞으로 메타 휴먼으로 진화한 가상 인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겁니다. 대중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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