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이은해(31·여)씨와 공범 조현수(30)씨가 도주 전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엽서를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뉴스1 보도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씨와 조씨가 도주 직전인 지난 2021년 12월까지 함께 생활한 것으로 알려진 주거지 우편함에서 이들이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2장의 엽서와 밀린 세금, 카드비 납부 통지서, 수사기관이 보낸 통지서 등를 발견했다.
경찰이 확보한 엽서에는 “보내는 사람 너의 주인(이은해)”, “사랑한다”, “열심히 살기” 등 서로의 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문구들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엽서를 통해 “안녕 웬수야(현수야) 난 너의 주인님이야”라며 “우리 벌써 만난지 2년이 넘었네. 처음 만났을 땐 이뻐 죽겠었는데, 우리도 만난 짬(기간)이 있어서 그런지 요새는 볼 때마다 줘 패고 싶고 웬수같네”라고 적었다. 또 “이 편지가 333일 뒤에 온다고 했는데, 우린 그때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하다”며 “설마 헤어져서 나 혼자 편지 2장 받는거 아니겠지? 그래도 힘들 때 옆에 있어주고 나 땜시(때문에) 온갖 풍파 다 겪었는 데 함께 해줘서 고맙다”라고도 글을 남겼다.
조씨는 이씨에게 “벌써 333일이 지났어. 참 시간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바쁘게도 살았구나”라며 “우린 지금 어떤 생활을 하고 있지? 아직 살고 있다면 큰 재앙은 없었다는 거겠지”라고 했다. 그는 또 “우리 (이은해의) 아이는 더 컸겠네”라며 “지금쯤이면 아빠라고 해주고 있으려나? 너무 좋겠다. 333일의 시간이 지났듯 앞으로도 변치 않고 사랑하고 행복하자!! 우리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열심히 살기. 사랑한다”고 적었다.
이 엽서는 이씨와 조씨가 지난 2021년 3월17일 예천 삼강주막을 방문해 서로에게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333일 뒤에 엽서를 보내주는 삼강주막의 ‘느린우체통’ 서비스를 이용해 서로에게 엽서를 보냈다.
하지만 이들은 해당 엽서를 전달받기 전인 지난해 12월14일 도주하면서 엽서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은해씨와 조현수씨는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씨의 남편 A(사망 당시 39세)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대기업 연구원 출신으로 6000만원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제권을 이씨에게 모두 넘겨 생활고를 겪었고 신혼집을 마련하고도 함께 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조씨와 검찰 2차 조사를 앞둔 지난해 12월14일 친구에게 “구속될 것 같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뒤 잠적했다. 검찰과 경찰은 행방이 4개월째 묘연한 이은해씨와 조현수씨를 검거하기 위해 합동수사팀을 꾸리고 이들의 뒤를 쫓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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