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24단지 3만3083가구 정비… 신규 임대주택 12만가구 공급
무몰딩 마감 등 최신 인테리어 적용
임대-분양가구 같은 동에 배치하고 임대주택간 이사도 가능하게 개선
서울시가 노원구 하계5단지를 시작으로, 5년간 임대주택 24곳의 정비 작업에 들어간다. 시는 재정비 사업을 통해 선호도가 높은 중형 평형(60m²)을 확대하고, 최신 인테리어 트렌드를 반영하는 등 품질을 대폭 개선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오후 하계5단지 현장을 찾아 이 같은 내용의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실현을 위한 3대 혁신 방안’을 내놓았다.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공간을 위한 품질 개선 △차별·소외를 원천 차단하는 완전한 소셜믹스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 단지의 단계적 재정비 등이다.
○ 면적 넓히고 최신 트렌드 반영
재정비 대상은 지은 지 30년이 지난 임대주택 24단지 3만3083채다. 첫 대상지인 하계5단지는 올해부터 재정비를 시작해 2030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 단지는 건물이 오래되고 낡았을 뿐만 아니라 주차공간이나 장애인 이동편의시설도 부족해 재정비가 시급했다. 재정비가 끝나면 하계5단지는 640채에서 2배가 넘는 1510채로 늘어난다. 기존 입주민은 2027년까지 다른 곳으로 이주할 예정이다.
시가 5년간 새로 공급하는 임대주택 물량은 하계5단지를 포함해 12만 채. 이 중 30%를 3, 4인 가족이 살기에 적합한 중형 평형 이상으로 공급한다. 그동안 분양한 임대주택에 비해 1.5배 이상 넓은 구조다. 현재 서울 임대주택의 92%는 60m² 미만이다. 40m² 미만 소형 평형도 58.1%를 차지한다.
재정비 단지에는 최근 생겨나는 아파트에 많이 적용되는 △아일랜드 주방 △무몰딩 마감 △시스템에어컨 같은 최신 인테리어 트렌드도 적용한다. 기존 임대주택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던 커뮤니티 시설도 공급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헬스장, 펫파크 같은 주민 커뮤니티 시설과 스마트 시스템 등도 도입해 주민 편의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싱크대, 도배·장판 등 시설물 교체 주기도 4, 5년 이상 줄이기로 했다.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비내력벽 기둥식 구조도 적용된다.
지은 지 15∼30년 된 리모델링이 가능한 노후주택 7만5000채에 대해서는 입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리모델링을 추진할 예정이다.
○ 임대 구분 등 차별적 요소 제거
동·호수 공개추첨제도 도입한다. 임대와 분양 가구를 다른 동으로 구별해 생기는 차별 요소를 없애기 위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대와 민간 혼합단지의 경우 임대 가구를 별도의 동으로 분리해 차별이 있었다”면서 “공개 추첨을 통해 완전 혼합형으로 구성해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한적으로 허용됐던 다른 임대주택으로의 이동도 원할 경우 누구나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임대주택의 주거 이동은 그동안 결혼, 생업 유지, 질병 치료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허용돼 왔다. 시에 따르면 연간 임대주택 가구의 주거 이동 비율은 0.1%에 그친다.
오 시장은 “임대주택에 짙게 드리웠던 차별과 편견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누구나 살고 싶은 새로운 임대주택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며 “저소득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을 넘어 서울이라는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임대주택으로 혁신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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