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인식의 남녀 차이가 20대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출산을 둘러싼 남녀의 인식 차는 10대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여성가족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6년 처음 시작된 이 조사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진행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전국 만 15세 이상 남녀 835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 양성평등 인식 차 20대가 가장 뚜렷
이번 조사에선 한국 사회 전반의 양성평등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 대상자들에게 ‘남성과 여성 간 평등 수준이 어떻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답변 항목은 9점까지로 나눴다. 1점에 가까울수록 여성에게 불평등하고 9점에 가까울수록 남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20대 여성 중 73.4%는 1∼4점을 골라 10명 중 7명꼴로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대 남성 중 1∼4점을 고른 이는 전체의 29.2%였다. 20대의 성별 격차(44.2%포인트)는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컸다. 그 다음으로는 30대(36.1%포인트), 만 15∼18세(28.8%포인트), 40대(21.6%포인트) 순이었다.
최문선 여가부 여성정책과장은 “젊은 여성일수록 남성과 동일한 교육 기회 및 미래에 대한 기대 아래 성장하다 보니 성평등 의식 수준도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다”며 “남성은 남성에게만 요구되는 사회적 역할에 얽매이게 되고 (그 결과 남녀가 모두) 양성평등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공정과 평등에 민감한 세대적 특성과 취업난 등으로 인한 경쟁 심화도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성 폭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서도 성별, 연령별 인식 차가 뚜렷했다. 여성은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90% 이상이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남성은 전반적으로 여성보다 심각성을 덜 느끼고 있었는데, 젊을수록 더욱 그랬다. 만 15∼18세 남성과 20대 남성 중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69.3%와 67.1%로 30대 남성(77.0%), 40대 남성(84.0%), 50대 남성(82.8%), 60세 이상 남성(82.9%)보다 낮았다.
○ 만 15∼18세 여성 10명 중 3명만 결혼·출산 의향
이번 조사에는 결혼과 출산 의향에 대한 인식 조사가 처음 포함됐다. 결혼 및 출산에 대한 남녀의 인식 차는 청소년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만 15∼18세 남성 중 54.4%는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지만, 이 연령대 여성의 경우 34.6%에 그쳤다. 출산에 대해서도 만 15∼18세 남성 중 45.4%는 ‘자녀를 가질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지만 해당 연령대 여성은 29.5%만 같은 응답을 했다.
조사를 진행한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독립적인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10대 여성 청소년 중에도 결혼이나 출산을 필수로 여기지 않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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