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키트 두달새 3만원 → 2000원… “남는것 처분 어쩌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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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확진에 미리 사둔 것 불필요”
온라인 판매 금지에도 “헐값 처분”
쟁여놨던 마스크, 장당 50원 거래
체온계-손소독기 등도 처분 곤란

사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씨(53)는 최근 집에 쌓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처분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2월 20개들이 세트를 약 16만 원에 구매했는데, 지난달 가족 4명 모두가 확진돼 남은 키트 15개가 필요하지 않게 됐기 때문. 김 씨는 “가장 비싸고 구하기 어려울 때 키트를 샀는데 지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개당 200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는 걸 보고 놀랐다”고 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줄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사재기했던 코로나19 방역 관련 용품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경우가 적지 않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자가검사키트를 무료로 나눠주거나 헐값에 처분하겠다는 판매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가검사키트를 개당 25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현재 온라인 판매 금지라는 점을 고려해 ‘교환할 물건을 제시해 달라’는 글도 게시됐다. 정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론 자가검사키트 온라인 판매가 금지돼 있지만 물물교환까지 단속하는 건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2월 중순까지 개당 3만 원 넘는 가격에 거래됐던 자가검사키트는 공식 판매처인 편의점과 약국에서 최근 개당 5000원에 판매된다. 그나마 찾는 사람이 적어 일부 판매처에서는 여러 개를 사면 덤을 주기도 한다. 조만간 온라인 판매가 재개되면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외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가 곧 해제될 수 있다는 정부 발표 때문에 쟁여놨던 마스크를 헐값에 처분하는 경우도 늘었다.

최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포장을 개봉하지 않은 보건용 마스크(KF94)가 장당 100∼200원, 덴털 마스크는 장당 5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KF94 마스크 가격은 2020년 2월 4482원까지 올라 최고치를 찍었는데 95% 이상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박종한 웰킵스마스크 대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 수요가 감소해 저가형 마스크 생산 업체부터 생산을 중단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18일부터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모두 해제하면서 체온감지기와 손소독기 등 방역 설비를 중고로 파는 자영업자도 늘었다. 서울 중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권명희 씨(50)는 “거리 두기 해제로 좌석 사이 칸막이와 QR코드 인증장치를 한쪽에 치워뒀는데 어떻게 처분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자가키트#남는것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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