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 XE와 XM 감염 사례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최근 보고된 XL 변이와 함께 모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이다. 방역방국 또한 새로 발견된 변이의 특성이 기존 오미크론과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추정하며 대규모 유행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19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통해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 XE형이 2건, XM형 1건이 국내에서 처음 확인돼 관련 역학조사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XE, XM 등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오미크론으로 분류해 특성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파력과 중증도 등 분석 자료가 없어 변이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XE·XL·XM 모두 오미크론 하위 변이…특성 크게 다르지 않을 듯
앞서 지난 12일에는 다른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인 XL 변이 또한 처음으로 국내에서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세 변이 모두 오미크론 변이(BA.1)와 BA.2(스텔스 오미크론) 유전자가 재조합돼 발생한 재조합 변이 중 하나다. 현재까지 XA부터 XS까지 모두 17개 변이가 확인됐다. XL와 XE 변이는 BA.1과 BA.2가 재조합됐으며 XM 변이는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이인 BA.1.1와 BA.2의 유전자가 재조합된 변이다.
WHO는 해당 변이 모두 오미크론 하위 변이로 분류해 오미크론 변이와 유전적인 특성이 유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XE 변이는 BA.1에 비해 약 30~50%, BA.2보다는 약 10% 빠른 전파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됐다. XE·XM 변이는 아직 알려진 특성 변화는 없다.
방역당국 또한 아직 세 재조합 변이에 대한 특이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유전자 분석을 진행 중인 XL 변이에 대해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동거인이나 직장에서 추가로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되는 등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XE·XL·XM 모두 오미크론에 비해서 10% 정도 전파력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정도로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원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면역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갖기는 어려울 수 있어 유행의 양상을 크게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XE·XL·XM 모두 국내서 발생 가능
방역당국에 따르면 XE 변이 감염자 중 1명은 영국에서 입국해 지난 3월 2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1명은 3월 30일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XM 변이 감염자는 국내 감염자로, 지난 3월 2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2일 보고된 XL 변이도 국내에서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해외유입과 국내발생 모두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 단장은 “해외유입 가능성도 있고 국내 감염 전파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재 정황으로 미루어 국내에서의 발생 가능성도 충분히 높다고 판단하고 있고, 분석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백순영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BA.1과 BA.2에서 재조합이 발생했을 것 같은데 전장 염기서열 분석을 하면 어느 정도 유래를 알 수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BA.1과 BA.2가 유행하는 시기가 겹쳐 있어 재조합 변이주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재조합 변이, 해외서도 오미크론 유행 수준은 아냐
오미크론 하위 변이는 해외에서도 계속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유행했을 때처럼 빠르게 퍼지지는 않는 모양새다.
일본에서는 지난 3월 26일 미국에서 입국한 30대 여성이 XE 변이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년 이후 XE 변이 감염 사례가 보고된 국가는 영국, 미국, 아일랜드, 대만, 일본 태국 등이다. XE 변이가 처음 보고된 영국의 경우 지난 8일 기준 1179건의 XE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최근 브라질과 인도 등에서도 XE 변이 감염자가 보고됐으며 지난 15일에는 호주에서도 XE 변이가 처음 보고됐다. 현지 방역당국은 우려를 표하면서도 변이의 출현이 ‘비정상적인 발생’은 아니라고 밝혔다.
XM 변이는 지난 2월 이후 독일,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 8개국 32건 확인됐으며 XL 변이가 보고된 것은 영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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