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없이 피해자만 남은 ‘포항 여대생 택시 사고‘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0일 16시 47분


지난달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포항 여대생 택시‘ 사고는 결국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남은, 안타까운 사건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북부경찰서는 지난달 4일 오후 8시50분께 발생한 교통사망사고와 관련, 택시 운전자 A(60대)씨와 SUV 운전자 B(40대)씨를 조만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사고 당시 KTX 포항역에서 택시에 탑승한 20대 여대생은 택시기사인 A씨가 자신이 이야기한 목적지를 지나쳐 다른 곳으로 향하자 주행 중이던 차량 뒷문을 열고 탈출했다.

그러나 뒤따라오던 B씨 차량과 부딪히면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사건 발생 이후 경찰 내부에서는 과실 유무와 정도 등에 있어 ‘혐의가 있다’와 ‘죄가 없다’는 양론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논의 끝에 경찰은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으며, 경북경찰청을 거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혐의 적용에 대한 적정성 등을 최종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날 참극은 당사자들 간 부정확한 의사소통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고의성이 없는, 과실에 의한 사고인 것이다.

사고 당시 블랙박스에는 택시기사 A씨와 승객인 여대생의 대화가 그대로 녹음됐는데, 차량 내부 소음 등으로 서로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여대생은 택시 승차와 함께 목적지로 ‘C대학’을 이야기했으나 A씨는 ‘D대학’이라고 되물었고, 다시 여대생이 ‘네’라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타까운 사연으로 20살이라는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여대생의 남동생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리며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카카오톡 내용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숨진 여대생의 남동생은 청원글에 “누나의 사고가 누나의 잘못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 누나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참고 청원글을 작성한다”고 적었다.

또한 택시업계에서는 A씨가 평소 조용하고 차분하며 묵묵히 일을 열심히 해 왔던 동료로 기억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뒤따라오던 SUV 운전자 B씨의 상황 역시 대로를 달리던 택시에서 사람이 뛰어내릴 줄 예상할 수 없었던, 말그대로 ‘사고’인 셈이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를 거치고 있다”며 “억울한 사람이 없게 사건을 마무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항=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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