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돈 570원까지 동봉해 제 앞으로 보냈더라”
태안 이원 우체국 측 “우체국 직원이라면 누구라도 그랬을 것”
아내에게 쓴 편지에 우표를 붙이는 대신 1000원을 동봉해 우체통에 넣은 남편이 우체국 직원으로부터 받은 친절한 답변을 온라인에 공유해 21일 화제가 됐다.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오늘 감동 사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다수 누리꾼의 추천을 받았다.
울산에 사는 57세 일용직 노동자라고 밝힌 글쓴이는 게시물에서 “객지를 떠도는 직업이라 몇 년 전 암 수술을 받은 집사람 곁을 늘 떠나있다”며 “곧 집사람 생일이라 편지라도 한 통 써서 생일을 축하한다고 하고 싶어 손편지를 썼는데, 요즘 편지 보내기가 좀 어렵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여기는 시골이라 더욱더 우표 살 데도 없다”며 “지난 일요일(4월 10일)에 어렵사리 편지 한 통을 써서 보내려니 우표 파는 곳이 없어 무작정 내비게이션으로 가까운 우체국 찾으니 태안 이원 우체국이 나오더라. 거기도 정말 시골이라 일요일 거리는 텅 비어 있었다. 그래서 차를 뒤적거려 아무 종이에다가 직원 앞으로 돈 1000원을 동봉해서 우표를 사다가 접수를 부탁한다고 메모를 남기고 우체통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이틀 후 우체국 직원으로부터 받은 친절한 대응에 크게 감동했다고 전했다. 그는 “화요일쯤(12일) 우체국에 전화해 확인하니 담당 직원이 친절하게도 잘 접수해 보냈다고 하더라. 너무 고마웠다”며 “마음만으로 고마움을 간직했는데, 오늘 퇴근하고 숙소에 와보니 잔돈을 동봉해 제 앞으로 보냈더라. 순간 ‘뭐지?’ ‘반송된 건가?’ 하고 개봉하니, 우표 대금 430원을 제하고 잔돈 570원을 비닐봉지에 넣어 제가 쓴 메모, 영수증과 함께 보냈더라. 너무 감동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 고맙게 일 처리를 해주신 태안 이원 우체국 직원분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여기에 글을 남기고 싶었다”며 “다시 한번 태안 이원 우체국 직원님, (여자분) 감사하다. 제가 30년 만에 감동을 느껴본다. 집사람과 연애할 때 편지를 많이 썼는데, 집사람과 편지를 주고받은 92년 이후로 처음이라 정말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제겐 정말 눈물이 왈칵 나올 만큼 큰 감동이었다. 객지 생활하면서 피폐해진 제 마음이 확 풀어지더라”고 밝혔다.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직원분이 너무 친절하시다. 편지가 잘 가서 다행이다”, “우체국 직원분에게 박수를”, “참 따뜻한 분인 것 같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우체국 직원을 칭찬했다.
태안 이원 우체국 관계자는 21일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고객님께서 주말에 우체국을 이용하시다가 그런 것 같다. 월요일(13일)에 우체통을 확인해 처리했다”며 “우체국 직원들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는 말엔 “좋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그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