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제외하고 전면 해제됐다. 밤 12시까지였던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고 사적 모임이나 행사, 집회도 인원 제한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된 지 757일 만에 일상을 회복하게 된 것이다.
고강도 방역조치의 상징이었던 사회적 거리 두기가 모두 풀린 것은 우리 사회가 마침내 코로나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게 됐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일단 유지되지만 2주 뒤 방역 상황에 따라 실외부터 해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확진자 자가격리 등 다른 규제들도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풀린다. 2년여 만에 팬데믹의 끝이 보인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은 아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새로운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델타와 오미크론 등 5, 6개월 단위로 변이를 지속해온 바이러스는 언제라도 재확산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중국의 뒤늦은 확산세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더 치명적인 팬데믹 위기가 닥칠 수 있다.
방역 과정에서 직면했던 문제점들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최근까지도 오미크론 확산의 정점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의료현장 혼선이 가중됐고, 치료제 품귀 현상과 장례 대란이 벌어졌다. 미숙한 초기 대응으로 팬데믹 발병 시점에 마스크와 백신을 제때 확보하지 못했다. 정부는 이런 시행착오를 분석해 보건의료 정책에 반영하고 방역 체계를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백신과 치료제 연구, 개발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의 방역 해제와는 별개로 각자의 자가 방역 또한 지속돼야 한다.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 위중증 환자 수는 1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같은 감염 취약계층 위험도도 여전히 높다. 피로감이 누적된 방역, 의료 현장에는 향후 위기에 대응할 재충전 시간이 필요하다. 코로나가 남긴 과제들 앞에서 모두가 새 호흡을 가다듬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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