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우크라 전쟁 두 달째, 사면초가에 빠진 푸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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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을 3.6%로 전망했습니다. 6개월 전보다 1.3%포인트 낮춘 겁니다. 주된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입니다. IMF는 높은 물가상승이 가장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2008년 5월 23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투자은행 메릴린치의 보고서를 인용해 “인플레이션이 빈부 격차를 악화시키고 개발도상국의 봉기, 폭동, 정치적 불안정을 배가시킬 위험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물가 폭등 때문에 아르헨티나, 아이티,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폭동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메릴린치는 곡물과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2008년도 세계 평균 물가상승률이 전년도 3.5%보다 크게 오른 4.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물가상승률은 7.3%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으로 인한 과잉 유동성 공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겹친 현재 상황은 2008년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물가상승의 압력을 거세게 받고 있다는 점에서는 유사합니다.

24일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두 달을 맞습니다. 러시아의 일방적 우세를 점쳤던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6차에 걸쳐 진행됐던 평화협상은 교착 상태입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사진)은 고립무원의 지경입니다. 그의 속전속결 시나리오는 일장춘몽이 되어버렸고 러시아 붉은 군대의 수준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러시아는 국제결제시스템에서 퇴출되었고 주요 다국적 기업들은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국제 여론 역시 러시아 편이 아닙니다. 러시아는 국가부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푸틴으로서는 전쟁에 반대하는 러시아 내 여론도 부담스럽습니다.

푸틴은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겠지만 전 세계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의 결사 항전은 변함없습니다. 푸틴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20년 집권의 공든 탑이 무너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원자재, 에너지뿐만 아니라 곡물 가격마저 급등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3대 곡창지대입니다. 이번 전쟁은 밀과 옥수수, 보리 등 주요 곡물의 공급망을 위축시켜 물가를 더욱 밀어 올릴 전망입니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고통이 심해질수록 푸틴을 원망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습니다. 사면초가(四面楚歌)의 난국을 타개할 푸틴의 출구 전략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하루 빨리 평화가 찾아와 우크라이나의 비옥한 땅에 제때 곡물 파종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우크라 전쟁#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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