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1시 이후 사용금지’ 지침 어겨
鄭측 “고생한 병원 직원 격려한 것”
2018, 2019년엔 심야-휴일 결제
다음날이나 평일 취소-재결제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경북대병원장 재직 시절 병원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1일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이 공개한 경북대병원 법인카드 결제 내역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2020년 3월 10일 오후 11시 31분 대구의 A칵테일바에서 10만 원을 결제했다. 같은 달 16일, 19일엔 오후 10시경 한식당에서 각각 22만2000원과 49만 원을 결제했다. 당시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유행’이 심각한 시점이었다. 대구시가 15일 긴급 담화문을 통해 외출과 이동을 최소화해달라고 호소할 정도였다. 정 후보자 측은 “코로나19 현장에서 식사를 거른 채 밤늦게까지 고생한 병원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가 법인카드 사용이 금지된 시간에 카드를 썼다가 추후 이를 취소하고 재결제한 내역도 나왔다. 기획재정부 지침은 평일 오후 11시 이후 심야시간 및 휴일에 기관 법인카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2019년 2월 14일 오후 11시 42분 A칵테일바에서 12만 원을 결제한 뒤 다음 날 오후 8시 22분 이를 취소하고 재결제했다. 2018년 10월에는 일요일에 B식당에서 10만 원을 결제했다가 다음 달 평일에 재결제했다.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관련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 신현영 의원실에 따르면 2015∼2020년 전국 10개 국립대 의대 학사 편입생 중 부모가 같은 의대 교수인 경우는 8명인데, 이 중 2명이 정 후보자 자녀다. 특히 충남대는 교수 자녀를 ‘회피·제척 대상’으로 지정해 2018년 의대 편입에 응시한 교수 자녀 1명을 불합격시키기도 했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세브란스병원에서 정 후보자 아들의 2015년 진료기록을 재검증하고 현재 상태도 검사한 결과 모두 ‘4급’ 상태임을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 아들은 2010년 신체검사 2급을 받은 뒤 2015년 4급으로 등급이 바뀌어 병역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 눈높이라는 것이 도덕과 윤리의 잣대라면, 저는 거기로부터도 떳떳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이날 자녀의 병역 비리 및 경북대 의대 편입 의혹 등과 관련해 정 후보자 등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다음 달 3일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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