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 여아 ‘학대치사’ 어린이집 원장, 항소심도 징역 9년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다니던 21개월 된 여아를 재우기 위해 다리로 몸을 압박하는 등 학대, 숨지게 한 50대 원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3형사부(재판장 이흥주)는 22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린이집 원장 A(54·여)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에서 선고된 징역 9년을 유지했다.

또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친동생 B(48·여)씨 역시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유지됐다.

앞서 피고인 측에서 추가 증거신청과 피해자 측과 합의를 위해 선고를 미뤄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추가 증거신청에 대해 필요성이 없어 보이고 피해자 측과 합의가 어렵다고 판단, 선고를 진행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동을 때리거나 위압을 가하며 강제로 재워 이러한 행동은 아동이 다칠 우려가 있어 학대가 맞다”라며 “1심에서 범행 자백 후 당심에 이르러 자백을 번복했지만 1심에서 했던 자백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체중이 12㎏이었던 아동에게 오른쪽 다리와 상체 일부분의 무게를 싣고 엎드려 있게 해 아동이 결국 사망해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라며 “B씨는 학대 행위를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고 신고 의무자임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모두 고려했을 때 1심 판단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거나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3월 30일 자신이 운영하던 어린이집에서 21개월 된 원아 C양을 강제로 재우다 다리를 몸 위에 올리는 등 학대, 숨지게 한 혐의다.

당시 C양이 발버둥 치자 A씨는 약 11분 동안 강하게 끌어안았고 움직이지 않자 엎드린 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흐른 뒤 A씨가 C양을 깨우다 아이가 숨을 쉬지 않자 직접 경찰에 신고했으며 이때 어린이집에는 A씨를 포함, 총 4명이 근무 중이었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 C양을 포함한 총 9명의 원아를 유사한 방식으로 35회에 걸쳐 학대한 정황이 발견됐다.

B씨는 이 과정에서 신고 의무자임에도 이를 방조한 혐의다.

1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은 고통을 호소하지도 못한 채 생명을 잃었고 B씨는 범행을 방조하는 등 죄책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라며 A씨에게 징역 9년과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을 선고했다.

B씨에게도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4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도 함께 명령했다.

[대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