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3주간 한시적으로 요양시설에서 접촉 면회가 허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부터 고령층 등을 보호하기 위해 접촉 면회를 제한한지 164일 만이다. 25일부터는 실내 다중이용시설과 운송수단 내에서 취식이 허용돼,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거나 지하철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된다.
● 164일 만에 손 맞잡고 요양병원 면회 가능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0일부터 5월 22일까지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 요양시설에서 접촉 면회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인터폰 등으로 비접촉 면회만 가능하지만 30일부터는 포옹하거나 손을 잡는 것도 가능해진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가족 간의 단절로 인한 애타는 마음을 고려한 조치”라며 “일상 회복의 폭을 더욱 과감하게 넓혀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접촉 면회를 하려면 요양시설 입원 환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4차까지, 면회객은 3차까지 완료해야 한다. 최근 확진돼 격리 해제된 지 3~90일 사이인 환자나 면회객은 접종력과 무관하게 면회가 가능하다. 모든 면회객은 48시간 이내에 검사한 코로나19 음성 판정 증명을 갖춰야 한다. 자가검사키트를 지참해 현장에서 음성을 확인해도 된다. 입원 환자 1명당 면회객은 최대 4명으로 제한하고 면회 중 취식은 금지한다.
접촉 면회가 마지막으로 허용됐던 건 지난해 11월 17일이다. 그 이튿날부터 정부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유행 탓에 접촉 면회를 잠정 금지했는데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잇따르면서 다섯 달 넘게 이 조치를 풀지 못했다. 질병관리청이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2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요양시설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3003명이었다. 올 들어 3000명이 넘는 사람이 가족이나 친구와 손 한 번 잡지 못하고 요양시설 내에서 숨을 거둔 것이다.
지난달 90대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낸 전모 씨(64·여)는 “그간 면회하러 가도 체온 한 번 느끼지 못하고 돌아서야 해 어찌나 눈물이 났는지 모른다”라며 “이제 손도 잡고 얼굴도 만질 수 있게 돼 다행이다”라고 했다.
● 월요일부터 영화관 팝콘, 지하철 커피 허용
이달 25일 0시부터는 영화관과 노래방, 독서실 등 그간 물이나 무알코올 음료 외에는 취식이 제한됐던 실내 다중이용시설 18종에서 음식물을 먹을 수 있게 된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시설에서는 시식이 허용된다. 단, 취식 중에는 손님끼리 1m 이상 거리를 유지하게 했다. 시외버스와 KTX, 지하철, 택시, 국내편 항공기 등 운송수단 내에서도 취식을 허용한다. 다만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에서는 실내 취식 금지 조치를 유지한다. 밀집도가 높고 입석 승객이 많기 때문이다. 국제편 항공기에서도 취식을 금지한다.
같은 날부터 경로당과 노인 복지시설 운영도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판단에 따라 재개한다. 단, 코로나19 백신을 3차 이상 접종한 사람들만 이용 가능하다. 이날 코로나19를 감염병예방법상 1급 감염병에서 2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해 확진자 즉시 신고 의무가 사라진다. 방역당국은 4주간 유행 상황을 본 뒤 5월 23일경부터 확진자 격리 의무를 해제할지 검토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방역 완화 조치는 최근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안정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2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만1058명이었다. 지난달 중순 정점 대비 7분의 1 수준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국민들의 자율적인 방역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더 중요한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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