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해제 검토…“여름전 풀자” vs “취약층 부담”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6일 07시 45분


지난주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린 데 이어 실내 취식 금지까지 해제되면서 사실상 대부분의 방역조치가 사라진 가운데 마지막 남은 방역지침인 실외마스크 의무 착용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더워지는 날씨에 여름 전엔 ‘노 마스크’가 시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당분간 의무 착용 조치가 지속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코로나를 막을 마지막 방패라는 판단에서다.

26일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영화관, 대중교통, 실내 스포츠경기장에서 음식물 섭취가 허용됐다. 이에 따라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거나 실내 야구장인 고척돔에서 ‘치맥’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일상회복 움직임의 일환으로 정부가 이번주 실외마스크 의무 착용 지침 해제를 검토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마스크 프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지난 2020년 11월 거리두기 단계와 관계없이 시행됐다. 지난 4월부터 야외에서는 2m 이상 거리가 유지되지 않을 때 등에 한해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

다만, 일상회복이 본격화된 데다 이번주 낮 최고 기온이 16~30도를 오갈 것으로 관측되는 등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마스크 착용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 윤모(26)씨는 “실내 마스크 해제는 어렵겠지만 실외 마스크는 해제된다면 대환영”이라며 “지난 2년간 마스크를 쓰고 지낸 여름이 정말 힘들었는데 더워지는 날씨에 실외 마스크 정도는 풀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거리두기가 풀린 이후 식당가나 술집 등을 보면 코로나 이전과 다름 없는 모습이었다”며 “여기에 실외마스크 해제가 더해진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직장인 이모(51)씨도 “장마철엔 습하고 더울텐데 그 전에 꼭 해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감염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실내 취식금지를 해제하면서 실외마스크 착용을 유지하는 것을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직장인 임모(28)씨는 “외부 활동 중 마스크 미착용에는 찬성한다. (실외에선) 감염력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실내 제한이 먼저 풀린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마스크가 방역지침 최후의 보루인 만큼 현행 지침을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회사원 전모(27)씨는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마스크까지 풀어버린다면 노약자나 어린이 등 감염병에 취약한 사람들이 느끼는 부담은 커질 것”이라며 “마스크 착용은 영업시간 제한이나 인원 제한 처럼 당장 자영업자 같은 특정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오히려 내 가족들과 직장 동료들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인 만큼 조금 더 착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전했다.

정부가 마스크 해제와 관련해 ‘실외’의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윤씨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 등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기준을 명확히 하고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에 대한 제재도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실외마스크에 대해 과학적 측면만 놓고 보면 실외에서의 전파 가능성이 실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유지 필요성은 미흡하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다만 “현재 제기되는 의견들은 감염, 전파의 과학적 측면만이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와 국민들의 행동 양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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