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는 영업사원 김모(37)씨는 25일 예상치 못한 더위에 일격을 당했다. 한낮 기온이 24도까지 올라간 데다 비가 오며 습도까지 높아져 장마철이라도 된듯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평소 정장을 갖춰 입고 일하는 만큼 때 이른 ‘4월 여름’이 김씨를 벌써 지치게 한다.
4월 들어 일부 지역의 최고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여름 같은 날씨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은 26일 서울 낮 기온이 28도까지 올라 올해 들어 가장 더울 것으로 예보했다. 4월 중 서울 일 최고기온이 28도 이상으로 올라간 것은 1907년 관측 시작 이래 열여섯번밖에 없다. 가장 더웠던 것은 2005년 4월30일로 29.8도까지 올라갔다.
서울의 4월(1~25일) 평균 최고기온 역시 20.0도로 최근 20년중 두번째로 높다.
‘4월의 여름 더위’가 서울만의 일은 아니다. 24일에는 경남 의령(30.0도)과 전남 강진(27.7도)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역대 4월 일 최고기온을 경신한 지역이 나타났다.
경남 밀양(30.7도)과 전남 광양(28.1도)·순천(28.0도)·보성(27.5도)은 낮 기온이 4월 기온으론 역대 두번째로 높았다.
대구는 이미 12일 최고기온이 30.2도를 기록했고 24일에도 29.9도까지 올라갔다.
이 같은 더위는 따뜻한 남서풍의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에 자리한 저기압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남쪽에 위치한 따뜻한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지속해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많이 유입된 상황“이라며 ”26일에는 중부지방의 구름대까지 걷혀 햇볕이 강해지면서 기온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른 더위는 여름까지 기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월 발표한 ‘여름 기후 전망’에서 올여름 평균기온이 평년(23.4~24.0도)보다 높을 확률이 50%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6월에 낮 동안 기온이 상승해 고온 현상이 나타날 때가 있고 7~8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씨를 보일 때가 많겠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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