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지지층 있어 걱정 없다”
“텃밭 돌풍으로 부울경 석권 자신”
민주당-국민의힘, 승리 자신감
대선後 첫 지방선거 결과에 관심
6·1지방선거에 출전하는 부산과 울산, 경남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의 윤곽이 드러났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이들 3곳 광역단체장은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를 딛고 “부울경에서도 안정적인 지지층이 있다”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고, 국민의힘은 대통령선거 승리를 발판 삼아 “전통적 텃밭인 부울경에서 돌풍을 일으켜 이 지역을 석권할 것”이라며 세(勢) 불리기에 나섰다.
● 부산, 현 시장과 전 시장 권한대행 대결
부산시장 선거는 민주당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57),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62), 정의당 김영진 부산시당위원장(59) 등 3파전 양상이다. 당마다 별도 경선 없이 이들을 일찌감치 후보로 확정했다. 20대 대선에서 부산 지역 득표율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58.25%, 민주당 이재명 후보 38.15%였다.
변 전 대행은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시장이 직원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사퇴한 뒤 시장 권한대행을 맡으며 주목을 받았다.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하고 부산 해운대구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근무한 뒤 부산시에서 기획관리실장, 행정부시장 등을 맡았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4일 변 전 대행을 부산시장 후보로 단수 추천했다.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류영진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김해영 전 국회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올랐으나 정계 은퇴 또는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변 전 대행만 공천을 신청했다.
변 전 대행은 15일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변 후보 측은 “최근 16개 구군을 골고루 탐방하면서 구 단위 공약을 발표 중”이라며 “변 후보로 원팀을 이뤄 새롭게 변화한 부산 민주당의 모습을 홍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후보로 재선에 도전하는 박 시장은 다음 달 10일 전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든다. 박 시장 측은 “기업 유치 등 산적한 현안이 많아 다음 달 첫째 주까지는 정상적으로 시장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관위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박 시장을 부산시장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 공관위 측은 여론조사 기관의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에서 높은 지지율이 나오고 필적할 만한 다른 후보가 나오지 않은 점을 단수 공천 이유로 밝혔다.
박 시장 측은 “그간 추진해온 시정이 연속성을 갖고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유권자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대 교수 출신인 박 시장은 17대 국회의원과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국회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가장 빨리 후보를 확정한 곳은 정의당이다. 올 1월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 의사를 밝힌 김영진 위원장은 녹색당 노동당 진보당 등 진보정당과 이달 중순 선거연대를 이뤘다. 자동차 회사 판매사원으로 30년 넘게 근무한 김 위원장은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약 구체화에 힘쓰고 있다.
● 울산, 보수진영 단일화에 촉각
민주당은 송철호 현 울산시장(73)을, 국민의힘은 김두겸 전 울산 남구청장(64)을 각각 공천했다. 여기에 박맹우 전 울산시장(70)이 국민의힘 경선 배제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울산시장 선거는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울산의 대선 득표율은 윤 후보 54.41%, 이 후보 40.79%였다.
송 시장은 28일 출마를 선언한 뒤 29일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송 시장은 26일 “4년간 울산시장으로 기반을 닦은 ‘울산의 9개 성장다리’ 등 성장 동력을 안착시키기 위해 반드시 재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비롯해 울산경제자유구역과 각종 특구·단지 지정으로 울산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장기 미제였던 반구대암각화 보존 방안을 마련하고 동남권 교통망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점도 치적으로 꼽고 있다.
김두겸 후보는 “울산 남구청장 8년, 지방의원 12년 등 20년간의 지방행정 전문가로서 준비된 내가 위기의 울산을 구할 수 있다”며 “망가진 울산을 반듯하게 바로잡아 후손들에게 온전하게 물려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린벨트를 효율적으로 해제해 녹지대를 조성하고 의료 교육 쇼핑 같은 정주 여건을 잘 갖춘 신도시도 조성하겠다”며 “신불산 일원을 산악관광특구로 지정하고 신불산 케이블카를 KTX울산역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박맹우 후보는 2002년부터 2014년까지 12년간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3∼5대 울산시장을 지냈다. 박 후보는 “공천 심사 기준에 어느 것도 위배된 점이 없는 데다 시민 여론이 압도적 1위였는데도 내가 경선에서 원천 배제됐다”면서 “20년 이상 몸담았던 당을 잠시 떠나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당하게 시민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제2울산대병원 도심 유치, 도시철도(트램) 조기 건설, 생애주기별 맞춤형 생활체육 서비스 제공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울산시장 선거는 김 후보와 박 후보 간 단일화 여부, 그리고 송 시장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의 추이가 판세에 영항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경남, 尹 취임과 文 귀향이 변수
민주당은 신상훈 경남도의원(32)과 양문석 전 통영고성지역위원장(55) 간 경선을 통해 27일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신 의원은 부산 출신으로 김해고와 인제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김경수 전 지사가 국회의원이었을 때 비서로 근무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경남도의원 비례대표 2번으로 경남도의회에 진출했다.
양 전 위원장은 경남 통영 출신으로 진주 대아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했다. 20대 대선 당시 경남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2019년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정점식 후보에게 패배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민주당 경남도당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71)과의 경선에서 승리한 박완수 국회의원(67)을 후보로 확정했다. 박 후보는 2012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당내 경선에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에게 패배한 뒤 10년 만에 본선에 서게 됐다.
박 후보는 통영 출신으로 마산공고와 경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남 합천군수와 김해시 부시장을 지냈다. 3선 창원시장에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에서 사무총장을 지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58)는 27일 도청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다. 무소속 최진석 두손인터내셔널 대표(59)도 이달 초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경남에서의 대선 득표율은 윤 후보 58.24%, 이 후보 37.38%였다. 다음 달 9일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 양산 사저로 입주하는 가운데 경남 표심이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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