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가 27일 검찰이 사건 공론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수사 과정 상 문제점도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해 2015년과 2016년에 1차, 2019년에 2차 수사를 진행해 일정한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2016년 초 검찰 수사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세상에 드러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단체는 “시간 흐름을 놓고 보면 검찰의 잘잘못이 명확히 보인다”며 사건 초기 검찰이 인지수사를 하지 않은 점, 검찰이 경찰의 수사를 보완하지 않고 기소중지 의견을 수용한 점 등을 잘못으로 꼽았다.
이들은 “지난 2012년 8월부터 여러 차례 가해기업과 정부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했다”면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고발인들이 주장하는 피해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것임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부했고 검찰은 그대로 수용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중대범죄임에도 경찰에 사건을 내려보냈고, 경찰의 허술한 수사결과를 보완하지 않은 채 기소중지 시켜버린 것”이라며 “소극수사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이 정부 책임에 대해 면죄부를 줬다는 주장도 폈다.
단체는 “검찰은 일부 기업만 기소하고 정부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며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기업과 정부의 책임이라는 것이 상식인데 책임의 한 축인 정부에 대해선 면죄부를 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검찰이든 경찰이든 수사권을 제대로 동원해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 처벌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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