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며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문제가 부각된 가운데 다가오는 서울시교육감 선거 출마자들이 모두 ‘학력 증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오는 6월1일 서울교육감 선거 예비후보 7명은 ‘진단평가 실시’, ‘맞춤형 교육’ 등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기 위한 저마다의 방안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강신만 예비후보를 제외하고 7명 중 6명이 학력 증진에 앞서 학력 측정을 위한 평가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중 조전혁·이주호·박선영 예비후보는 인공지능(AI)을 통한 학력 측정을 내걸었다. 세 후보는 AI를 활용하면 학생들의 실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주기적인 지필 평가를 실시하지 않아도 되며, AI를 통해 맞춤형 학습 자료·방법까지 제공할 수 있다고 공통적으로 주장했다.
조영달·윤호상·최보선 예비후보는 ‘진단평가 강화’를 공약했다. 조영달 예비후보는 초등 중간·기말고사 부활과 주기적인 학업성취도 평가 실시를, 윤 예비후보는 진단평가 전문센터 구축을 내세웠다. 최 예비후보는 서울 일부 초등학교에서 교육과정상 한글 문해력과 산수 능력 정도 등을 측정하는 모의고사를 실시해 학력수준을 표본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강 예비후보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줄세우기’라고 비판하며 현행 협력교사제를 강화 추진하고, 교육 전문가를 통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3선 출마를 공식화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기초학력 증진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조 교육감은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수학교육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학생들의 수학 실력 향상을 위해 탐구·체험활동으로 구성된 참여형 수업을 확대·운영하는 것이 골자다. 당시 조 교육감은 이 같은 정책이 “수포자(수학 공부를 포기하는 학생) 이런 문제에 대응하지 못했단 반성”에서 비롯됐다며 “모든 학교 아이들의 교육 활동 영역에 대해 종합적 책무성을 가지고 앞으로 보완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 교육감부터 선거 예비후보들까지 모두 나서 ‘기초학력 증진’을 한 목소리로 외치는 이유는 코로나19를 거치며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가시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속 2년여간 지속된 원격수업 등으로 저하된 기초학력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6·중3·고2를 대상으로 희망하는 학교에 ‘컴퓨터 기반 맞춤형 학업 성취도 자율평가’를 실시한다. 교육부는 이 같은 정책을 2024년엔 초3~고2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단, 현행 중3·고2 대상 3% 표집평가 방식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대표성 있는 결과 분석을 위해 유지한다. 아울러 올해 9월부터는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중앙·지방정부 간 기초학력지원센터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현행 학업성취도평가는 전체 학생 중 3%만 표본 수집하는데 그럼 나머지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력에 대해 궁금하지 않겠느냐”며 “코로나19를 거치며 기초학력 미달 문제가 깊이 와닿으면서 선출직인 교육감들이 이에 대한 대책을 공약에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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