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안아보네” 요양시설 찾은 가족들 상봉의 기쁨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일 17시 35분


지난달 30일 광주 북구 오치동의 요양원을 방문한 김모 
씨(62·오른쪽)가 어머니 이모 씨(88)를 끌어안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이달 22일까지 요양시설 내 대면 면회를 한시 
허용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이후에는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비접촉식으로 면회가 이뤄져 아쉬움이 많았는데, 5개월여 만에 
부모님 손을 잡고 껴안을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광주=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지난달 30일 광주 북구 오치동의 요양원을 방문한 김모 씨(62·오른쪽)가 어머니 이모 씨(88)를 끌어안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이달 22일까지 요양시설 내 대면 면회를 한시 허용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이후에는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비접촉식으로 면회가 이뤄져 아쉬움이 많았는데, 5개월여 만에 부모님 손을 잡고 껴안을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광주=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엄마, (면회 제한도 오래 계속되진 않을 테니) 1년만 더 버텨줘.”

지난달 30일 오전 10시경 광주 북구 오치동의 한 요양원을 방문한 최모 씨(61)가 어머니 손에 카네이션을 쥐어주며 이같이 말했다. 약 6개월 만에 어머니 손을 잡은 최 씨는 30분가량의 짧은 면회가 끝나자 어머니에게 보이지 않게 등을 돌린 채 눈물을 흘렸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3주간 전국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접촉 면회를 허용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관리를 위해 비접촉 대면 면회만 허용했으나, 확진자 감소 추세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대면 면회를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날 요양시설을 찾은 가족들은 서로 끌어안고 손을 잡으며 상봉의 기쁨을 나눴다. 오치동의 요양원에는 면회객이 5팀, 12명 방문했다. 야외 주차장에 면회를 위한 천막이 따로 설치됐다. 요양원 관계자는 “감염 확산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방역 수칙에 따라 한 팀에 최대 4명, 20~30분 정도 제한을 두고 사전 예약을 받은 뒤 야외에서 방문 면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 아침부터 요양원을 찾은 방문객들은 가족 손을 잡거나 껴안으며 안부를 물었다. 반가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모 씨(62)는 “어머니가 2년 전부터 치매 증상으로 요양원에 계신데, 5개월 넘게 직접 만나 뵙지도 못해 걱정이 많았다”며 “이제야 한 번 안아볼 수 있어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 소재 한 요양병원에 있는 할머니를 방문하기 위해 휴가를 냈다는 직장인 최준명 씨(28·대구 거주)는 “중환자실에 계실 때 의사가 2주도 버티지 못할 거라고 하셨는데 다행히 병세가 나아져 요양병원으로 모셨다”면서 “할머니를 안아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연차를 내고 방문했다”고 말했다.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앞서 요양시설에는 면회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요양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250명 정도 되는데 지금까지 방문 예약 관련 전화만 50통 넘게 받았다”며 “5월에 어버이날이 있어서인지 지난 추석보다 문의전화를 더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