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인 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전국에 걸쳐 약 5만 명이 모인 ‘2022년 세계노동절 대회’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선 경찰 추산으로 서울에서 약 1만 명, 수원에서 약 1만2000명이 집결해 도심 행진을 벌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 같은 대규모 집회 시위가 귀환했음을 알렸다. 주요 도시 도심에선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거리두기 해제 후 첫 1만 명 집회
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부산, 울산, 대구, 광주, 대전, 청주, 춘천 등 주요 도시에서 16개 지역본부별로 경찰 추산으로 500~1만2000명이 참여한 집회를 열었다. 민노총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회 참가 인원이 제한된 와중에도 ‘인원 쪼개기 신고’를 통해 대규모 집회를 종종 열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수만 명이 동시다발적 집회를 연 것은 2019년 노동절 집회 이후 3년 만이다.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부터 민노총에 대한 탄압을 노골화하고 있다”며 “모든 노동자에게 차별 없는 기본권과 고용불안 없는 질 좋은 일자리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 집회는 당초 세종대로 일부 구간(숭례문~더플라자 호텔) 왕복 8차선 도로 중 5개 차로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당일 인원이 몰리면서 주최 측은 1개 차로를 추가 사용하겠다고 요청했고, 경찰이 허용했다. 운행 가능한 도로가 3차로에서 2차로로 줄어들면서 세종대로 일대에선 교통 혼잡이 가중됐다.
사고도 발생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민노총 조합원인 50대 여성 A 씨는 이날 오후 1시 58분경 세종대로 횡단보도에서 운행 중인 승용차와 부딪쳐 광대뼈와 왼쪽 어깨뼈가 부러졌다. 또 다른 남성 조합원도 세종대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발이 승용차 바퀴에 밟혀 경상을 입었다. 이날 민노총은 대통력직인수위원회 사무실 근처인 종로구 광화문 앞까지 약 1.8㎞를 행진한 뒤 오후 5시 45분경 해산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 안 지켜져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하루 앞둔 이날 집회 현장 곳곳에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보였다. 집회 장소 인근 인도 등에는 마스크를 내린 채 모여 담배를 피우는 조합원들이 적지 않았다. 행인 김모 씨(25)는 “집회 참가자들이 길을 막아 지나가기도 힘든데 담배까지 피는 모습을 보니 화가 나더라”고 했다.
이날 수원 팔달구 여민각 앞에 집결한 민노총 조합원 1만2000여 명은 수원역 광장까지 약 2.6㎞를 행진했다. 인천 남동구 인천문화예술회관 광장에 모인 5000여 명(경찰 추산)은 인천시청까지 2.3㎞를 행진했고, 부산과 대구 등에서도 각각 50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집회를 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에만 70개 중대 4000여 명, 전국적으로 150개 중대 9000여 명을 동원해 집회 관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대규모 집회가 전국적으로 빈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전한 집회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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