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일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진보 진영은 사실상 조 교육감을 중심으로 나아가는 반면 중도·보수 진영은 5명의 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혀 재단일화를 둘러싼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 현직이 독주하는 진보 진영
조 교육감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공식 출마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8년의 임기를 ‘공교육의 정상화’ 과정으로 규정하며 “‘더 질 높은 공교육’ 시대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학습 지원, 초등 돌봄시간 오후 8시까지 연장, 친환경 급식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조 교육감은 본인이 추진해온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 폐지 정책에 대해 ‘혁신교육의 정체성’이라 지칭하며 윤석열 정부의 자사고 등 유지 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 교육감은 “모든 일을 주제로 대립각을 세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자사고 문제는 여전히 내게 갈등의 의제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해직교사들을 특별채용한 혐의(직권남용 등)로 기소된 사건의 1심 재판에 대해서는 “직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 평가”라고 주장했다.
진보 진영에서는 조 교육감 이외에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 최보선 전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진보 진영 단일화 기구인 ‘2022 우리 모두의 서울교육감 추진위원회’는 경선 없이 정책협의로 단일 후보를 추대할 계획인데,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 교육감이 우세한 상황이다.
○ 후보 난립 여전한 중도·보수 진영
중도·보수 진영 후보들은 재단일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2일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 중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후보는 박선영 전 동국대 교수, 윤호상 전 서울서부교육지원청 교육국장,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조영달 서울대 교수, 조전혁 서울시혁신공정교육위원장이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수도권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협의회(교추협)는 3월 30일 조전혁 후보를 단일 후보로 선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조영달 후보와 박선영 후보가 “경선 과정이 불공정하다”며 교추협을 통한 단일화 과정에 불참을 선언했다. 교추협 운영위원 7명 중 2명이 이들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단일화 논란은 소송전으로 번졌다. 교추협 자문기구인 원로회의에 참여했던 이주호 후보가 지난달 11일 ‘2차 단일화를 성공시키겠다’며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또 다른 재단일화 기구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재단일화 기구들은 ‘자유민주진영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연합회(서교연)’로 지난달 중순 정리됐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태다.
이주호 후보는 1일 “8일까지 박선영, 조영달, 조전혁 후보가 재단일화에 합의한다면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 후보와 ‘100%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에 합의한 박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두 후보는 이러한 제안에 대해 반대했다. 조전혁 후보는 “사퇴한 박선영 후보까지 불러내 3자 단일화하라는 이주호 후보의 사악한 요구를 들어줄 생각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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