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취업을 빙자한 대출 사기를 벌이고, 보험사기와 성매매 알선, 마약 투약까지 일삼은 20~30대 남녀 2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서부경찰서는 전날 사기·공갈·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A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B 씨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20대 여성 C 씨 등 사회초년생 5명을 대상으로 1억4000만 원 상당의 대출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A 씨 등이 마약을 투약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하던 경찰은 조직적 범죄 정황을 확인하고 이들 무리를 검거했다.
SBS에 따르면 C 씨 등 피해자 5명은 모두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대 초반 여성으로, A 씨 등은 이들에게 보고서 작성과 같은 문서 작업을 하면 월급 300~400만 원을 준다고 접근했다.
그러면서 정식 채용 전에 신용조회를 위해 대출을 받아봐야 한다며 자신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대출받도록 종용했다.
대출금이 나오자 A 씨 등은 “협약 맺은 은행에서 회삿돈을 입금해 준 것이니 1원도 쓰면 안 된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이를 현금으로 인출해 가져오도록 해 자금을 빼돌렸다.
이후 C 씨 등에게 월급은 나오지 않았고 회삿돈이라던 돈은 피해자들의 빚이 됐다.
A 씨 등은 피해자 이름으로 가짜 회사를 만들어 사업자 대출을 받으려다 실패하기도 했고, 지시에 따르지 않은 사람들은 차에 태워 외진 곳에서 폭행하는 등 위협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불법으로 보험금을 타내거나, 지인 여성을 동원해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들은 범죄 수익금으로 마약이나 외제 차를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A 씨 등은 인천 서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합숙하며 스스로를 ‘검단식구들’이라고 지칭했다. 경찰은 이들이 지휘·통솔 체계를 갖춰 활동한 것으로 보고 범죄단체 조직·활동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범죄단체조직죄를 추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조직 내 역할 분담과 여죄 등을 추가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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