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되자 러닝과 등산, 자전거, 골프 등을 즐기는 레포츠인들이 마스크를 집어 던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숨이 턱턱 막히는 상황에서도 꼼짝없이 마스크를 써야 했던 만큼 더 크게 해방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3일 오전 방문한 서울 여의도 한강 공원. 이른 시간이어서 나들이객은 많지 않았지만, 공원 내에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따라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조깅과 러닝을 하는 10명 중 9명은 마스크를 벗은 채 신선한 한강 공기를 들이마시고 있었다. 오전임에도 기온이 20도에 육박하는 데다가 햇볕도 강렬해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러너들이 많았지만 하나같이 밝은 표정이었다.
이날 한강공원을 달리던 직장인 이모씨(31)는 “나오면서 문득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마스크를 집어 던지고 왔다”며 “오랜만이라 어색하면서도 설렜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2~3번은 한강을 달린다는 한모씨(45) 역시 “숨이 찰 때 살짝살짝 마스크를 내리는 식으로 달리는 게 힘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오랜만에 마스크를 완전히 벗고 달리니 페이스가 훨씬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자전거 라이더들 역시 10명에 5명 정도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자전거 라이더들의 경우 자외선 차단과 벌레 등 이물질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상당수 전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편이다. 라이더 서모씨(25·여)는 “원래는 마스크를 쓰는 편인데 마스크가 해제됐다고 하기도 하고, 주행거리도 짧아서 신선한 공기도 느낄겸 마스크를 안 쓰고 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강 산책로에서 만난 주부 최모씨(46)는 “야외에서 취미생활 즐기는 사람들이 마스크 해제의 가장 큰 수혜자들이 아닐까 싶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마스크 해제를 누구보다 기다렸던 사람들 중에는 등산객도 빠지지 않는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무악동 인왕산 둘레길. 이날 정상까지 오르는 사이 등산로에서 목격한 10명 중 6~7명 정도는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스크(턱에 걸친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산행에서 만난 김모씨(33·여)는 “등산하면서 마스크를 쓰는 게 갑갑하고, 땀도 많이 나서 피부도 안 좋아지는 느낌이었는데 오랜만에 산 공기를 맡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손모씨(29) 역시 “마스크를 벗으니 눈치가 보이긴 하지만 합법적으로 벗을 수 있어서 상쾌하고 시원하다”고 털어놨다.
다만 봄철 주말 등산의 경우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등산이 취미인 강재호씨(46)는 “휴일엔 사람이 너무 많아 다닥다닥 붙어 줄 서서 산에 올라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우려했다.
주말 골퍼들 역시 그동안 마스크가 귀찮긴 마찬가지였다. 마스크에 관한 지침이 골프장에서 유독 더 복잡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혼자 공을 칠 때나 페어웨이를 걸어갈 때는 동반자와 2미터 거리가 유지된다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됐다. 그러나 카트를 탈 때와 같이 동반자와 거리가 가까울 땐 마스크를 써야 했다.
골프가 취미인 정모씨(38)는 “같은 공간에서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는 게 감염 방지에 무슨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관리자가 규정을 준수하라고 하는 경우엔 따랐다”며 “이젠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 훨씬 편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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