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인사 고발장 김웅에 전달 혐의
공소심의위 권고 따르지 않고 기소… 고발장 작성자는 못밝혀 “용두사미”
김웅, 檢이첩… 7개월 수사 일단락, 孫측 “재판에서 무고함 밝힐 것”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에 연루된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감독관·사진)을 4일 기소했다. 지난해 9월 공수처가 강제수사에 나선 지 약 7개월 만이다.
공수처는 이날 손 전 정책관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4가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수처는 김진욱 공수처장이 ‘사건의 본령’이라고 강조했던 직권남용 혐의 입증에는 실패해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공수처 공소심의위원회는 손 전 정책관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했다.
손 전 정책관은 2020년 4월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였던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 등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과 참고 자료를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자였던 김웅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고발장에는 이들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과 관련된 허위사실을 유포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공수처 관계자는 “고발장에는 ‘수사 없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이는) 허위사실 공표의 영향’이라는 내용도 있었다”며 “(이런) 고발장을 특정 정당에 전달한 것 자체가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공수처는 고발장의 최초 작성자를 확인하지 못해 손 전 정책관이 대검 부하직원에게 고발장 작성을 지시했다는 직권남용 혐의를 무혐의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손 전 정책관은 변호인을 통해 “공소심의위의 불기소 권고에도 법리와 증거 관계를 도외시한 채 기소를 강행한 것”이라며 “재판 과정에서 무고함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했다.
공수처는 김 의원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공모관계가 인정된다”면서도 당시 국회의원 후보자로 공직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기소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검찰로 이첩했다. 고발장 전달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윤 당선인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5명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건의 핵심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친 공수처의 고발사주 의혹 수사 결과는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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