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해 마약류 압수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마약사범 적발 건수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를 발간했다.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전체 압수량은 1295.7㎏으로 전년(320.9㎏)보다 303.8% 증가했다. 필로폰과 코카인, 대마 등 주요 마약류 압수량은 1179㎏으로 전년(190㎏)보다 무려 520.5% 급증했다.
이같이 마약 압수량이 증가한 것은 최근 검찰이 마약 대량 밀수를 적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검찰은 지난해 7월 멕시코에서 필로폰 약 900㎏을 밀반입한 뒤 절반가량을 호주로 밀반출한 피의자를 검거하고 국내에 숨긴 필로폰 400㎏을 압수했다. 또 같은 해 10월에는 페루를 출발해 멕시코, 일본 등을 경유해 부산에 도착한 선박에서 코카인 400㎏을 압수했다.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1만 6153명으로 전년(1만 8050명)보다 1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은 지난해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직접 마약 수사 범위가 500만 원 이상 밀수출·입 등으로 축소된 점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적발된 마약사범 중 외국인, 19세 이하 마약 사범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마약류 사범은 역대 최다인 2,339명으로 지난해보다 19.5% 증가했다. 대검은 국내 체류 외국인이 증가하고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본국에서 마약류를 밀반입해 자국인들에게 판매하거나 투약하는 사례가 늘어 적발 건수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국적별로는 태국 888명, 중국 504명, 베트남 310명 등이다.
19세 이하 마약사범은 450명으로 전년 대비 43.8% 급증했다.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하면서 청소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마약류 광고에 쉽게 노출되고 호기심에 구입하는 사례가 증가했다고 한다.
대검은 “밀수사범 검거 후 신속한 유통망 추적을 통해 판매·중개상을 일망타진할 필요가 있지만,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게 되면 시간이 지체되고 도주의 우려가 높다. 마약류 밀수사범뿐 아니라 유통사범도 수사를 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수사권 조정으로 발생한 마약 수사 공백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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