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억 횡령’ 공범 또 있다…생활비 받고 파생투자 도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6일 14시 30분


前전산담당자 체포…우리은행 횡령 직원-동생 검찰송치

우리은행에서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직원 A씨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A씨는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을 인출해 총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2022.5.6/뉴스1
우리은행에서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직원 A씨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A씨는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을 인출해 총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2022.5.6/뉴스1
614억여 원을 횡령한 우리은행 직원이 횡령금을 투자하는 데 도움을 준 지인이 경찰에 체포됐다. 횡령 직원과 공범인 친동생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됐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횡령 혐의로 구속 송치된 우리은행 직원 A 씨의 지인이자 전업투자자인 B 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4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 씨는 A 씨가 횡령금 중 일부를 옵션거래 상품에 투자할 때 차트 매매신호를 알려주는 등 도움을 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계좌 추적 등을 통해 A 씨와 B 씨 간 자금 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혐의점을 파악해 검거에 나섰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A 씨에게 정보를 알려주는 대가로 한 달에 수백만 원 가량을 생활비 명목으로 받았다”면서도 “해당 금액이 범죄 수익인 줄은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그는 “A 씨에게 정보만 알려주고 옵션거래는 그가 직접 했다. A 씨로부터 ‘손실이 났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다”고도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2003~2009년 우리금융그룹 자회사에서 일하며 전산업무를 담당하면서 A 씨와 알게 됐고,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본점에 파견 근무를 하기도 했다. 2009년 퇴사 이후엔 주식 관련 전업투자자로 일했다. B 씨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3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A 씨와 그의 친동생은 이날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됐다. A 씨에게는 공문서위조 및 행사,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도 적용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3회에 걸쳐 회삿돈을 횡령해 파생상품 및 동생의 사업에 투자했으나 손해를 봤고 타 기관의 문서를 위조했다”고 인정했다. 동생 역시 “횡령금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형에게 계좌를 제공하고 횡령금을 사업에 이용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송치 이후에도 횡령 자금의 흐름을 추적해 피해금 회수에 주력하는 한편 추가 범행 가담자가 있는지 여부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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