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야” 새벽에 들린 비명소리에…용의자 다리걸어 덮친 배달기사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5월 6일 16시 54분


지난 5일 새벽 2시 30분경 배달기사를 포함한 시민들이 한 남성을 강도로 착각해 붙잡고 있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살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지난 5일 새벽 2시 30분경 배달기사를 포함한 시민들이 한 남성을 강도로 착각해 붙잡고 있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살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어린이날 새벽 “강도야!”라며 도와달라는 다급한 비명이 들리자 배달기사 등 시민이 합심해 도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경기 안산시 한 길거리에서 누군가 도와달라고 외치자 주변 시민들이 함께 용의자를 잡고 있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 씨는 같은 날 새벽 2시 30분경 창밖에서 “강도야! 잡아주세요”라는 한 여성의 다급한 외침을 듣곤 반사적으로 창문을 열어 상황을 살폈다. A 씨는 “(당시) 한 남성이 도주하고 있었고 그 뒤를 쫓아 달려가는 여성은 계속해서 ‘도와주세요! 잡아주세요’라고 외쳤다”고 했다.

A 씨에 따르면 당시 현장 근처를 지나가던 한 배달기사가 오토바이에서 내리더니 남성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A 씨는 “남성이 몸을 반쯤 일으켜 다시 도주를 시도하자 기사분이 다시 한번 다리를 걸어 넘어뜨려 덮쳤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뒤이어 달려온 피해 여성과 길을 지나던 커플도 합세해 용의자를 붙잡았고, 여성은 “누가 경찰에 신고 좀 해주세요”라고 소리쳤다. 이에 A 씨가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신고받은 경찰이 남성의 인상착의, 흉기 소지 여부, 여성분의 인상착의 등을 꼼꼼하게 물어봤다”며 “(신고 후) 3분 정도 지나자 경찰이 도착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현장에 오자 그제야 여성은 긴장이 풀린 듯 “어흐흑”하며 자리에 주저앉았다고 한다.

A 씨는 끝으로 “용의자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고 제압에 나서준 오토바이 배달기사님, 정말 멋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강도 사건은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산상록경찰서 관계자는 6일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해당 내용으로 112신고는 들어왔으나 조사 결과 술값 계산 오해로 인해 생긴 일”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남성은 가게에서 술을 마시다가 주취상태로 짐을 놔둔 채 친구를 만나기 위해 잠시 밖으로 나간 것이라고 진술했다. 실제 당시 가게에 해당 남성의 짐이 놓인 채 남성이 밖으로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주점 관계자인 피해 여성은 남성이 취한 상태로 술값을 계산하지 않고 나가자 무전취식으로 오해해 그를 쫓아간 것이었다.

경찰 출동 이후 남성은 즉시 술값을 결제해 두 사람의 오해도 풀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도 남성을 입건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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