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의를 14일 만에 수용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막지 못한 김 총장은 이날 퇴임식 행사 없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청사를 떠났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표를 한 차례 반려했으나,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뜻으로 재차 사의를 밝혀 왔다”며 “이제는 더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사의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총장 외에 검찰 간부들은 검찰사무의 공백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우려돼 사의를 반려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김 총장의 사표를 수리한 건 검수완박 법안들이 국회를 모두 통과해 사실상 상황이 종료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3일 임기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의결 및 공포했다.
김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로비에서 검찰 직원들과 만나 “임기가 있는 검찰총장인데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떠나게 돼서 국민 여러분과 검찰 구성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검찰이 어렵지만 저력이 있으니 이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해 내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최근 김 총장은 퇴임식을 계획했다가 검찰 내부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별도의 공식 행사 없이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의 퇴임으로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사법연수원 24기)가 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당분간 검찰을 이끌 예정이다. 당초 박 차장검사를 포함한 고검장급 8명은 검수완박 입법에 반대하며 사표를 제출했지만 이날 문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해 사직을 위해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다시 사표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휘부 공백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새 정부 출범 후 새 검찰총장 지명과 함께 고위 간부들도 자연스럽게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검수완박 입법 반대의 선봉에 섰던 김후곤 대구지검장(25기)과 대검 형사부장을 지낸 조상준 변호사(26기),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지낸 이원석 제주지검장(27기) 등이 거론된다. 또 깜짝 발탁됐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27기)와 함께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호흡을 맞춘 이두봉 인천지검장(25기), 박찬호 광주지검장(26기) 등도 하마평에 오른다. 이보다 선배 기수에선 여환섭 대전고검장(24기)과 대검 차장검사를 지낸 조남관 전 법무연수원장(24기) 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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