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과 관련해 1월 10일부터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동아일보 법조팀은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이 사건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 매주 진행되는 재판을 토요일에 연재합니다. 이와 함께 여전히 풀리지 않은 남은 의혹들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이재명 당시 성남) 시장님 재선을 위해 어떤 식이 도움이 되는지 서로 상의해서 조율하자’고 말했다”(2013년 4월 남욱 변호사)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 재판에서는 정영학 회계사가 대장동 사업 진행과정에서 몰래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재생했습니다. 이날 재생된 2013년 4월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의 전화통화 녹음파일에서 대장동 사업 설계자 중 한 명인 남 변호사는 문득 유 전 직무대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성남시장 재선을 언급했다고 정 회계사에게 설명했습니다.
● “은밀하게 선거관리위원회 쪽 라인을 대봐라”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해당 녹음파일을 재생하기 전에 “2013년 4월 피고인 남 변호사와 피고인 정 회계사의 전화통화에 따르면 피고인 유 전 직무대리가 ‘대장동 사업을 어떻게 해서든지 성공시키고 남 변호사가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서로 상의하면서 남 변호사가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을 남 변호사가 정 회계사에게 전달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진 녹음 파일에서 남 변호사는 정 회계사에게 “(유 전 직무대리의 말을) 정확히 기억나는 대로 워딩 해드리겠다. ‘대장동 사업 성공해야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어떤 와꾸든지 대장동 사업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남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가 자신에게 “내년 6월 선거(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장동을 그 전에 터뜨릴지, 그 후에 터뜨릴지 고민을 해서 어떻게 하면 너(남 변호사)도 돈벌이가 되고 시장님 재선을 위해 어떤 식이 도움이 되는지 서로 상의해서 조율을 하자”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녹음파일에 따르면 유 전 직무대리는 남 변호사에게 대장동 사업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가 “세밀하게 블록을 하나씩 하나씩 쌓으면서 빡빡하게 일을 진행하자. 죽을 때까지 너와 나 한 몸 아니냐. 너도 나 죽으면 같이 죽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도 했습니다.
남 변호사에 따르면 2013년 유 전 직무대리는 2014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에 로비를 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가 “시장님 선거를 어떻게 우리가 당선시킬 것인지에 따라 너(남 변호사)와 내(유 전 직무대리)가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은밀하게 선관위 쪽 라인을 대봐라 너가. 아무도 모르게”라고 말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은밀하게 선관위 쪽 사람 하나만 붙여놔. 그렇게 해가지고 결정적인 순간에 절대 시장님 배신 못하게끔 만들테니까 그런 걱정하지 말고”라고 말했다고 남 변호사는 녹음파일에서 말했습니다. 정확한 맥락은 나오지 않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법 위반 조사 등 권한이 있는 선관위에 미리 로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 檢 “유동규, 성남시장 설득할 수 있다고 해”
이날 재판에서 재생된 녹음파일에서는 유 전 직무대리가 남 변호사에게 당시 시장이었던 이 상임고문에게 개발사업과 관련돼 설득할 수 있다고 말하는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검찰은 2014년 4월 17일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사이의 전화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하며 “유 전 직무대리가 당시 성남시장 상대로 설득할 수 있고 최종 결정은 유 전 직무대리 본인이 한다며, 남 변호사가 원하는 방향대로 개발 구역을 추진할 수 있게 해줄테니 비밀로 해달라고 말한 사실이 드러난다”고 설명했습니다.
6일 공판에선 이른바 50억 클럽 관련 녹음파일이 공개됐습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는 정 회계사에게 “총 320이지? 320억이면 나눠 가지면 되니까”라며 ‘누구에게 50억’, ‘누구에게는 20억’ 등으로 수익 배분을 상의하는 대목이 등장합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곽상도 전 의원과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국정농단 특별검사 등을 포함해 대장동 사업의 조력자에게 지급할 금원의 액수와 조달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중간점검하는 내용”이라고 설명습니다.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인사들 중 곽 전 의원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재판받고 있지만 나머지 등장 인물들에 대해선 수사가 진척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본인들도 “사실 무근”이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날 재판까지 법정 공개가 결정된 정 회계사 녹음파일 66개 중 48개의 녹음파일이 재생됐습니다. 재판부는 이달 9일 49번째 녹음파일을 법정에서 재생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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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7 13:29:54
아수라를 선두로 해서 감방갈 놈들 많구만. 재앙이도 떡고물 묻혔을테고 이래서 검수완박이니 뭐니 생 난리를 쳤구만
2022-05-07 14:05:31
검찰에서는 재명이 빨리 수사하세요.. 모든 국민들은 원희룡 1타강사를 통해 이미 상세한 내용 다 알고 있습니다.
2022-05-07 16:20:31
대장동게이트는 단군이래 최대의 권력형 부패 사건이라고 보는 게 옳다고 본다. 철저히 수사하여 국민들의 의혹을 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