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딸 “해경 父가 수호했던 바다 지키고 싶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8일 19시 54분


“아빠가 수호했던 바다, 대를 이어 지키고 싶어요.”

해군 제3함대 사령부에 근무하고 있는 조현진 하사(22)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 하사의 아버지 조승래 씨(56)는 해군 장교 출신으로 상선 항해사를 거쳐 현재 목포해양경찰서에서 경위로 근무 중이다. 조 하사는 “부모님께 자랑스런 딸이면서 국민이 신뢰하는 해군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 하사는 어려서부터 평생 바다에서 살아온 아버지가 전해주는 항해와 함정 얘기를 들으며 “배를 타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진로를 결정할 때도 망설임 없이 해군 부사관의 길을 택했다. 2019년 해군에 입대한 뒤 3함대 소속 광주함 갑판하사로 근무를 시작했다.

조 하사는 함께 우리나라 서남 해역을 지키는 아버지를 자주 만나진 못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부접촉이 제한된 탓이다. 조 하사는 “광주함을 타고 불빛 하나 없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아버지는 반대편에 계시려나. 지나가다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도 항해를 나갈 때 멀어지는 육지를 보면서 가족이 그리웠을 텐데 어떻게 견디셨는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아버지 조 씨는 2019년 11월 조 하사 임관식 때 근무하던 경비함정이 출동하는 바람에 제시간에 오지 못했다. 임관식이 끝날 때쯤 도착한 조 씨는 2010년 천안함 구조작업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 사진을 딸에게 전하며 “이제 딸이 우리의 바다를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조 하사는 “임무를 수행할 때마다 ‘아버지가 걷고 버텨온 길이니 반드시 우리 딸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걱정 말고 도전하라’라는 아버지의 격려를 떠올리며 힘을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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