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수 갈수록 늘며 역사 활기… 낙후된 대구 서부권의 발전 기대
식당 등 편의시설 부족해 시민 불편… 대중교통 접근성 떨어져 대책 시급
9일 오후 2시 반경 서대구역 3층 대합실. 승객 100여 명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행 고속철도(KTX)를 이용한다는 김모 씨(32·서구 중리동)는 “KTX를 타려고 동대구역까지 가려면 적어도 1시간 전에는 집을 나섰어야 했는데, 이제 열차 출발 30분 전 집에서 나오면 된다”고 말했다.
대구 서부권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서대구역이 최근 개통 한 달을 맞았다. 탑승객이 계속 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9일 코레일에 따르면 서대구역은 3월 31일 개통 이후 이달 8일까지 하루 평균 탑승객이 약 2900명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달 말까지 하루 평균 탑승객이 약 2500명이었지만 어느새 3000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며 “국가철도공단이 예상했던 하루 평균치인 약 6100명도 곧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점이 아직 적지 않다. 한 시민은 “역사 편의시설이 너무 적어 실망했다. 식사 한 끼 정도는 해결할 곳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서대구역 상업시설은 현재 편의점과 베이커리 카페 등 2곳뿐이다. 4층 상업시설(437m²)은 3월 모집 공고를 냈지만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 3층 대합실 1곳도 여전히 비어 있다. 서대구역 관계자는 “최근 한 음식 업체와 3층 입주 계약을 했다. 다음 달 말 우동 등 음식류를 판매하는 식당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객들은 열차 운행에 대한 불만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수서고속열차(SRT) 운행 시간대가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 강남권에 직장이 있는 회사원이 주말을 앞두고 고향 대구로 올 때 서대구역을 이용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재빈 씨(38)는 “서대구역에 도착하는 SRT의 서울 수서역 막차 출발 시간이 오후 5시 반이다. 퇴근 후 탑승이 불가능해 여전히 동대구역행 SRT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대구역 개통에 기대를 품었던 인접 대구염색공단의 일부 업체는 난처해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서대구역 개통 전 수서역 인근에 서울 사무실을 개설했는데, SRT 열차가 부족하고 운행 시간대도 비효율적”이라며 “서울 사무실이 무용지물이 될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현재 수서역∼서대구역 SRT 열차는 하루 왕복 5회 운영되고 있다.
동대구역보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다. 서대구역 남측 정류장에서는 시내버스 8개 노선(급행8, 204, 234, 240, 309, 524, 서구1, 서구1-1)이, 북측 정류장에서는 1개 노선(성서3)이 정차하고 있다. 27개 노선이 정차하는 동대구역의 3분의 1 수준이다.
더구나 서대구역 진·출입로에는 대구시를 비난하는 글이 적힌 현수막과 상여(喪輿)가 놓여 있어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시가 서대구역 광장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피해를 주장하는 주민들이 설치한 것이다.
강구억 서대구역장은 “대구시 등 협력기관들과 탑승객 불편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편의시설도 꾸준히 확충해 서대구역을 찾는 발걸음이 많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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