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2배 늘었어요” 靑개방 특수로 삼청동 활기…임대문의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5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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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개방이후 전국에서 온 관람객들로 삼청동 일대가 특수를 맞고있다. 15일 점심무렵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식당앞에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청와대 개방이후 전국에서 온 관람객들로 삼청동 일대가 특수를 맞고있다. 15일 점심무렵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식당앞에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청와대 개방 이후에 손님이 2배는 늘었어요. 지난주는 평일에도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서도 대기가 이어졌는데, 이런 모습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식당 ‘삼청동 수제비’에는 일요일인 15일 오후 1시경 대기하는 손님이 50명 이상 줄을 섰다. 직원 A 씨는 “원래는 점심시간에만 손님이 많은 정도였는데, 지난주에는 평일에도 오후 4시까지도 손님들이 줄을 섰다”고 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충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피해가 컸던 삼청동 상권이 최근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뒤 청와대 개방 특수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대 문의가 급증하는가 하면 새 주인을 찾은 건물의 리모델링 공사 소음도 삼청동 일대에 이어지고 있다.

삼청동 인근의 한 부동산은 “청와대 이전 확정 이후에 상가 매수 및 임대 문의가 30~40% 증가해 하루 20통 이상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며 “공실이 확실히 줄고 있고, 재계약도 늘었다”고 했다. 특히 1년 넘게 비어있던 건물들이 청와대 개방 소식 이후 매매가 이뤄지면서 증개축 공사도 이뤄지고 있다.

삼청동은 2010년을 전후해 이색적인 가게와 맛집이 모여 있는 명소로 부상했다. 하지만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내몰림)의 악영향과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인근 집회 시위의 영향으로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거리가 침체됐다. 2018년부터는 상권을 회복하는 듯했으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다시 어려워졌다.

이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야외 볼거리가 있는 장소를 선호하는 시민들이 하나 둘씩 찾으면서 차츰 회복세를 보이다가 올해 초 청와대 개방이 발표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인근 부동산들은 “전성기에는 못 미치지만 유동인구가 코로나19 직전보다 2배가량으로 늘었다”며 “지난해 초에는 공실이 67곳 정도였는데, 지금은 한 자릿수 정도가 남아있다고 보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청와대 이전 발표 이후부터는 남아있던 점포들이 모두 채워지면서 이제는 물건이 없어서 소개를 못할 정도라는 게 부동산들의 말이다.

특히 인근에 서울 공예박물관이 지난해 11월 개관하고, 송현동 부지에는 이건희 기증관이 건립될 예정이어서 갤러리 용도 임차 문의가 적지 않다고 한다. 쥬얼리 공방이나 브런치 카페 등의 점포 임대 문의도 급증했다고 한다.

청와대 개방 후 삼청동 일대 카페와 음식점 등의 매출도 적지 않게 늘었다. 삼청동 카페에서 일하는 이모 씨(35)는 “청와대 개방 이후 손님이 2배 정도로 늘었다”며 “평일에도 주말 수준으로 손님이 많았다”고 했다. 이 씨는 “다만 아직 개방 이후 며칠 지나지 않아, 전성기의 삼청동 분위기로 돌아갈 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인근 편의점도 매출이 증가했다. 삼청동의 한 편의점 직원은 “개방 이전이었던 지난달에 비해 평일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했다.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간 서울 용산구 집무실 인근도 상가 임대 문의가 늘었다고 한다. 집무실 이전으로 유동 인구가 늘면 인근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삼각지역 인근 부동산은 “최근 집무실 이전으로 주변 상가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용산 공원도 개방한다고 하니 여러 기대감이 겹쳐 문의가 10~20% 정도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13일 용산구 삼각지역의 대구탕집 사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영향보다 얼마 전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 오면서 나타난 변화가 더 컸다”며 “시위 대비 경찰이 점심시간에 단체로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근의 소고깃집 사장 임모 씨(41)는 “집무실 이전 후 매출이 60%정도 늘었다”고 했다.

일부 가게들은 대통령 집무실 인근으로 집회·시위가 몰리면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한 카페 사장 A 씨는 “마이크, 확성기로 큰 소리를 내고 근처에 경찰까지 깔려 있는데 어떤 손님이 거부감 없이 편하게 들어올 수 있겠냐”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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