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일 열흘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이 개최하는 ‘공예주간’이 옛 서울역사인 ‘문화역서울284’를 비롯해 전국 600여 곳에서 열린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제한적으로 열렸던 ‘공예주간’ 행사가 올해는 3년 만에 오프라인 전시 관람과 마켓, 체험 프로그램 등이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19는 새삼 집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집은 힘들고 지쳤을 때 내 몸을 받아주고, 사람을 초대해 음식을 나누며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입니다. 집 안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반려기물인 공예품에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였죠.”
김태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올해 국민 공모로 선정된 공예주간의 슬로건인 ‘우리 집으로 가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 공예주간에는 ‘집(Home)’과 관련된 공예문화에 대한 전시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마켓과 체험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 다음은 김태훈 원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가장 역점을 둔 프로그램은….
“공예시장 활성화를 위해 작가와 소비자들이 직접 만나서 컵과 그릇 등 실생활용 공예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마켓이 열립니다. 문화역서울284 서측 복도에서 구월마켓이 열리고, 양평 리버마켓과 매일상회, 곤지암 마켓, 태백의 블랙마켓, 양림동 공예마을 펭귄마을, 서순라길 공예거리, 전주 별별체험단 협동조합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전국 600여 곳의 공예주간 참여처와 창작지원센터에서는 물레 체험, 한지뜨기 체험 등을 직접 할 수 있습니다.”
―메인 행사장인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는 전시는….
“밀라노 한국공예전에 참여한 37개 팀 작가들의 ‘사물을 대하는 태도’ 전시회가 열립니다. RTO공간에서 열리는 ‘촉각의 순간들(Touch in the Dark)’은 눈여겨봐야 할 전시입니다.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다니는 대구 광명학교의 졸업앨범을 3D프린터로 입체로 만들어 친구들과 선생님의 얼굴을 만져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손으로 얼굴 모양을 누르면 그 사람의 녹음된 목소리도 들을 수가 있지요. 시각장애인과 작가들이 함께 작업한 공예작품도 영상과 함께 전시됩니다.”
김 원장은 이번 공예주간의 특징을 다양한 ‘협업’이라고 말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개방형 수장고)에서 전통 소반과 반닫이 전시와 함께 작가들이 재해석한 현대적인 작품도 선보입니다. 또한 연남방앗간과 협업해서 그린요거트, 그래놀라를 공예작가들이 만든 그릇에 담아 먹을 수 있는 특별메뉴도 선보입니다.”
―‘우리 집으로 가자’는 슬로건에 맞는 전시는….
“스테이폴리오의 ‘공예와 함께하는 집’ 전시는 서울, 부산, 경북 경주 등에서 하룻밤 자면서 공예품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뉴턴의 ‘웰컴 투 마이 홈’은 서울 홍익대 앞 망원동에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를 스피커, 조명 등 집에 잘 어울리는 신진작가들의 공예작품으로 꾸며 전시합니다.”
MZ세대들에게 미술작품 구입과 더불어 공예전시회도 요즘 점점 핫한 트렌드가 되고 있다. 지난해 공예트렌드페어는 사상 최고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KCDF는 3월에 지역별로 도자기, 목공, 자수 등의 공예 클래스 2000여 건의 정보를 담은 책자를 발간했다.
“올해 소외계층을 위해 ‘엘시스테마’처럼 공예를 가르쳐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내년에는 은퇴자들과 실버세대를 위한 공예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해 공예의 저변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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