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구원 “지하화 땐 204억 절감” 도로공사 “기술적 검토 부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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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추진되나
능해IC∼학익JC 1.8km 교량 구간, 2만2000㎡ 부지 생겨 1020억 가치
“방음터널 건설보다 경제적” 평가에 “정부 계획 미반영… 안전성 우려”
도시개발사업자-도로공사는 난색

인천시가 지하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제2경인고속도로 학익 분기점(JC) 일대 전경. 고속도로 주변으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시가 지하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제2경인고속도로 학익 분기점(JC) 일대 전경. 고속도로 주변으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시가 추진하는 제2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에 대해 시 연구기관인 인천연구원이 ‘사업이 타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도로관리 주체인 한국도로공사와 도시개발사업자는 기술적 문제 등을 우려해 지하화에 회의적인 입장이어서 사업이 실제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 인천연구원은 “지하화가 타당”
인천연구원(연구원)이 최근 시에 보낸 제2경인고속도로 능해 나들목(IC)∼학익 분기점(JC) 구간(약 1.8km) 소음저감방안 검토의견서에 따르면 현재 교량으로 돼 있는 해당 구간을 지하차도로 만드는 데 약 1705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가 추산했던 약 2400억 원보다 적은 수준이다.

지하차도를 건설하지 않고 인근 도시개발사업자가 소음저감방안으로 추진 중인 방음터널을 설치했을 때는 약 889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방음터널을 짓는 데 필요한 약 468억 원에 교량이 낡아 방음터널을 설치할 하부 구조를 새로 짓는 비용 약 421억 원이 추가된 것이다.

공사비만 단순 비교하면 방음터널을 짓는 방안이 더 적은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연구원은 지하차도를 건설했을 때 상부에 생기는 면적 약 2만2000m² 땅의 가치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주변 공시지가를 감안했을 때 이 땅이 약 1020억 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구간에 방음터널을 설치할 때보다 지하화했을 때 204억 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교량으로 돼 있는 구간은 사용한 지 약 30년이나 돼 안전성 등의 문제로 향후 20년 내에 다시 건설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지하차도 건설 계획이 더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 사업 추진은 난항
시가 제2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인근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인천항의 물동량을 전국으로 수송하는 제2경인고속도로는 1994년 개통 당시만 해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 주변 도시개발이 이뤄지며 소음과 분진으로 인한 주민 피해가 발생하는 실정이다. 특히 능해 나들목∼학익 분기점 구간 인근에는 2025년까지 약 1만3000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화 사업을 위해선 한국도로공사와 인근 도시개발사업자와의 협의가 필요한데, 이들 기관은 기술적 검토가 부족한 상황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추진하는 고속도로 지하화의 주된 취지는 교통 혼잡 해소인데 인천시는 정주 여건 개선이 주 목적이어서 서로 안 맞는 측면이 있다”며 “정부의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도 반영되지 않았고, 지하 시설물과의 접촉 우려 등 기술적 부분에 대한 검토도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전체 도시공간을 봤을 때 지하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한국도로공사와 도시개발사업자에 계속 필요성을 설명하며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연구원#도로공사#제2경인고속도로 지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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